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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서 또 한국인 피살

입력 | 2015-10-03 03:00:00

조선족 부인과 총기 맞고 숨져




필리핀에서 한국인이 또 피살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올해 들어 9명째다.

외교부는 2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 외곽 카비테 주에서 한국인 2명이 총격을 받고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아마데오 시에 사는 이모 씨(54)와 부인 박모 씨(47)로 이 씨는 자신의 주택 밖 도로 위에, 박 씨는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은 2일(현지 시간) 새벽 발생했으며 부인 박 씨는 중국 국적의 조선족으로 확인됐다.

박 씨가 이날 새벽 위협을 받고 있다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져 계획적인 범행이었는지가 가려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부는 4년 전 필리핀에 은퇴 비자를 받아 입국했다고 현지 소식통은 전했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이날 오전 8시경 사건 발생 사실을 통보받고 담당영사를 현장에 파견했으며 필요한 영사조력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간 100만 명 이상의 한국인이 방문하는 필리핀에서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 경찰이 현지 경찰에 파견돼 한국인 관련 범죄를 전담하는 ‘코리안 데스크’가 운영되고 있지만 범죄를 사전 예방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해에만 10명의 한국인이 필리핀에서 피살됐다.

필리핀 내 외국인 범죄 피해자 가운데 한국인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이 많다’는 이유에서 몸값을 노린 납치나 강도, 한국인끼리 원한과 채무관계에 따른 범죄 등 종류도 다양하다.

또 수사에 필수적인 지문 제도가 없고 폐쇄회로(CC)TV 설치 비율이 낮아 범죄가 발생하더라도 검거하기가 어렵다. 특히 필리핀에서는 100만 정 가까운 총기가 유통되고 있어 불법 총기 구입이나 청부가 용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