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統獨 25년… 난민 껴안은 독일

입력 | 2015-10-05 03:00:00

기념식에 난민 30명 특별초청… 獨대통령 “난민 통합 나서자”
메르켈, 2015년 노벨평화상 유력후보로




“25년 전 우리는 동서독 주민 통합 과제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난민들을 독일 사회에 융합시키는 노력을 펼쳐야 할 때입니다.”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은 3일 프랑크푸르트의 오페라극장 ‘알테 오퍼’에서 열린 통독 25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독일 사회가 안고 있는 ‘난민 통합’의 과제를 1990년 당시 ‘동서독 통일’ 상황과 비교하며 “통일의 저력으로 난민 통합에 나서자”고 역설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5세 여아 등 난민들과 즉석에서 셀카를 찍으며 스스럼없이 어울렸다. 이날 기념식에는 난민 30명이 특별히 초청을 받았다.

이처럼 올해 통독 기념식의 키워드는 ‘난민 껴안기’였다. 동서독 지역갈등이 여전히 있지만 이날 기념식은 같은 민족의 개념을 떠나 ‘고통받는 타국 난민들을 우리가 품자’는 공감대를 확인하는 자리의 성격을 띠었다. AP통신은 “25년 전 분단국이었던 독일이 깊은 지략과 인내심을 요구하는 ‘난민 유입’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독일에는 시리아 이라크 등에서 탈출한 20만여 명의 난민이 입국했다. 연말까지는 최대 100만 명의 난민이 입국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관대한 난민정책에 대한 역풍과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태까지 겹쳐 70%대를 고수하던 메르켈 총리의 지지율은 1일 독일 공영방송 ARD 여론조사에서 최근 4년 이래 최악인 50%대로 하락했다.

지지율 하락에도 메르켈 총리는 3일 성명에서 “독일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시간과 인내를 갖고 유럽과 전 세계가 공평하게 책임을 나눠야만 난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난민 이슈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메르켈 총리는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유력한 후보로도 꼽히고 있다. 2일 영국의 텔레그래프지와 데일리메일지는 매년 노벨평화상 유력주자를 발표해온 노르웨이 오슬로 국제평화연구소(PRIO)의 크리스티안 베르그 하르프비켄 소장의 발언을 인용해 메르켈 총리의 수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했다. 하르프비켄 소장은 메르켈 총리가 2월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평화협상으로 이끌어낸 데 이어 최근 유럽 난민 사태에서도 “진정한 도덕적 지도력을 발휘했다”는 점을 들어 평화상 수상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일의 빌트지도 독일 총리가 평화상을 수상할 절호의 기회를 얻게 됐다고 보도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권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