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화가 진전하면서 외국 국적을 가진 한국인, 즉 검은머리 외국인이 크게 늘어났다. 사회 지도층 자녀들이 병역 회피를 위해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 일도 많다. 가수 유승준은 무릎 꿇고 비는 동영상을 올려도 국내 입국이 금지됐는데 최근 국감에서는 고위 공직자 26명의 아들 30명이 한국 국적을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은머리 외국인을 만들기 위해 해외에서 자녀를 낳는 사례도 많다. ‘땅콩 회항’의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쌍둥이 아들을 하와이에서 원정 출산했다.
▷증권가도 검은머리 외국인들이 많은 동네다. 정부는 최근 해외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놓고 국내 증시에 투자한 내국인 206명을 적발해 조사 중이다. 룩셈부르크, 케이맨 제도 등에 명목상 회사를 세우고 외국인으로 가장한 뒤 한국 증시에 투자한 사람들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기업공개(IPO) 공모주 청약에서 청약증거금 면제를 비롯한 각종 혜택을 받는다. 현재 외국인 투자자 4만여 명 가운데 20%는 조세피난처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검은머리 외국인인 것으로 추정한다.
신연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