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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계, 美대입 역차별에 뿔났다

입력 | 2015-10-06 03:00:00

SAT 만점-전교 차석에도 아이비리그 6개大서 퇴짜
설명 요구에도 대학들 침묵 일관… 64개 권익단체 진위조사 요구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만점, 전교 차석, 토론회클럽 회장 등 주변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모범생 중국계 학생 마이클 왕은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6곳에 입학 지원서를 냈다가 모두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탈락 이유를 알고 싶다는 편지를 보냈지만 대학들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비슷한 사례가 이어지면서 최근 64개 아시아계 미국인 권익단체는 미 교육부에 아이비리그의 입학 차별 문제를 제기한 항의 서한을 보내고 진위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해에는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들이 하버드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를 상대로 입학 차별 문제를 제기하는 집단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귀감이 되는 소수계(model minority)’로 통하며 높은 명문대 합격률을 자랑해 온 아시아계 미국인의 집단 반발 움직임이 거세다고 3일 보도했다. 아시아계라는 이유로 직장 내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는다는 일명 ‘대나무 천장(bamboo ceiling)’ 현상이 이제는 교육계까지 심화되고 있다는 것. 잡지는 이에 대한 반발이 조직적 정치운동으로까지 점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비리그 측은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다양한 배경 등을 고려한다는 취지의 대학 측 설명은 특정 인종의 학생 수를 조정해 뽑겠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4년 미국 명문사립대 입학허가를 받은 아시아계, 백인, 흑인 학생의 SAT 평균 성적을 살펴본 결과 아시아계 학생들의 점수는 백인보다 140점이 높았고 흑인 학생보다는 310점이 높았다.

한국계 미국인인 앤드루 한 변호사는 “유대인들은 반세기에 걸쳐 정치적 힘을 키운 뒤에야 대학 입학에서 차별을 받지 않게 됐다”며 “아시아계 미국인들도 정치적 힘을 키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