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등 참여 세계GDP 40%차지, 한국 수출타격 우려… 대책 시급
미국과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국을 하나의 자유무역지대로 묶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부터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 시에서 회담을 시작한 각국 경제장관들은 6일 동안의 마라톤협상 끝에 5일 오전 9시 20분경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회담 종료를 선언했다. 이번 협상 타결로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 세계 교역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경제 블록이 탄생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타결 직후 성명을 내고 “TPP 협상 타결로 미국이 주도하는 태평양 세력이 글로벌 경제질서를 새로 쓰고 미국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게 됐다”며 “중국과 같은 나라들이 글로벌 경제질서를 쓰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TPP 협상 타결은 아태 지역의 대단한 성과물”이라고 말했다.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의약품 특허 보호 기간 문제는 최대 관계국인 미국과 호주가 8년에서 원칙적인 타협을 이뤘다. 일본의 주요 관심사인 자동차부품 원산지 조달 비율 역시 45∼50% 선에서 가닥을 잡았다. 캐나다와 뉴질랜드 등 낙농제품 수출국들의 시장 개방 확대 요구도 개별 국가 간 협상으로 최종 합의가 이뤄졌다. 미국 측 협상대표인 마이클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회담이 성공적으로 종료되었다”고 선언한 뒤 “각국이 국내 비준 절차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2013년 말 ‘관심 표명’을 한 후 지금까지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뒤늦게 합류하려 해도 미국, 일본 등이 이미 짜놓은 판을 수용하는 불리한 상황에서 협상에 임해야 한다. 김학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공청회, 국회 보고 등을 거쳐 (가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워싱턴=신석호 kyle@donga.com·이승헌 특파원 /김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