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10월의 주제는 ‘직장 에티켓’]<189>회사 안의 ‘시간 좀도둑’
부하 직원들의 가장 큰 불만은 회의의 뚜렷한 주제나 목적이 없다는 점이다. 회의 주제도 즉석으로 정해 담당자가 관련 자료라도 복사해 돌리면 10여 분, 커피 한 잔씩 돌리면 5분, 잡담 10분씩 하면 정작 회의는 20∼30분밖에 못한다. 결국 ‘서면 보고로 대처’라는 말로 대충 회의가 끝나는 게 다반사다. A사의 김모 대리는 “말이 좋아 ‘브레인스토밍’이지 목적도 효과도 거의 제로”라고 꼬집었다.
국내의 많은 직장인들은 ‘한국식 회의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직장 내 에티켓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생산성본부가 2013년 직장인 437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직장인의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 중 시급히 개선해야 할 것으로 ‘시간 좀도둑’ 같은 회의문화를 꼽은 이들이 응답자의 절반(50.8%)에 달했다. 이들은 업무상 회의는 필요하지만 사전 준비도 없는 회의만을 위한 회의가 너무 많다고 불평했다.
담당자들은 결재가 이뤄지기를 목을 빼고 기다리지만 결재권자들은 ‘바빠서’ 혹은 ‘좀 더 생각해야 한다’며 아무런 피드백을 하지 않는 사례가 태반이다. 김 과장은 “결재가 지연되면 누군가 체크하는 제도도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남의 시간을 무한정 잡아먹어도 상관없다는 태도가 더 문제”라고 꼬집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