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윤리위원회로부터 15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정몽준(63)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은 6일 문제가 된 ‘국제축구기금’에 대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FIFA 회장 선거에 도전장을 던진 정 명예회장은 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윤리위가 제기한 의혹들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했다.
윤리위의 몸통으로 제프 블라터 현 FIFA 회장을 지목한 정 명예회장은 “블라터 회장이 가하는 흑색선전의 공격목표가 됐다는 사실은 FIFA 회장 후보가 되는 데 있어서 가장 강력한 추천서”라고 말했다. 블라터 회장이 자신의 부상을 강하게 견제하고 있다는 주장.
윤리위는 이중 ‘투표 담합’건에 대해서는 조사를 접고 정 명예회장의 한국 유치위원회 지원 행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그동안 외신을 통해 꾸준히 제기됐던 아이티와 파키스탄에 대한 과거의 구호금 기부는 조사 대상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정 명예회장은 “집행위원이 자국의 유치활동을 돕는 것은 FIFA의 오래된 전통일 뿐 아니라 자연스럽고도 애국적인 행위다. 이런 활동이 금지된다는 FIFA 규정도 없다”면서 당시 스페인과 잉글랜드 벨기에, 카타르, 일본, 러시아 등 월드컵 유치에 나섰던 모든 나라의 집행위원들이 유치활동을 적극 지원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유치 도전 당시 한국이 제안했던 국제축구기금(Global Football Fund)에 대해서는 “어떠한 비정상적인 것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윤리위는 정 명예회장이 2010년에 국제축구기금 설명이 담긴 편지를 동료 집행위원들에게 보낸 것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정 명예회장의 15년 자격정지를 부과했다.
정 명예회장은 “이 기금은 전적으로 FIFA가 유치 신청국가에 요청한 축구발전계획 지침에 부응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어떠한 금품이나 개인적 이익도 수수된 적이 없었고 당연히 그런 혐의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 명예회장은 “2010년 FIFA가 서한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다”면서 “당시 제롬 발케 사무총장은 ‘우리는 유치과정의 정당성이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보고 이 사안을 종결하기로 했다’는 서한을 나와 한승주 유치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시 발케 사무총장으로부터 받았던 서한을 직접 들고 나와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그러면서 정 명예회장은 “선거철이 시작되면서 수년전 종결된 사건까지도 되살아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윤리위가 15년 자격정지를 유지할 경우 정 명예회장은 FIFA 회장 후보 등록조차 어려울 전망이다. FIFA 회장 선거 등록 마감일은 오는 26일이다.
정 명예회장은 FIFA가 자신을 괴롭히는 배경으로 “내부의 핵심을 정면으로 겨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각국 협회들과 연맹 중 대항하는 사람은 여전히 거의 없다. 이것이 그가 권좌에 계속 남아있는 이유”라며 “대륙연맹과 각국 협회는 독립성을 찾아야 한다. 두려움과 경멸의 장막에 숨지 말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명예회장은 윤리위의 제재 여부와 관계없이 FIFA 회장 선거를 위해 뛸 계획이다. 정 명예회장은 ‘리더스 인 풋볼’ 행사 참석차 이날 오후 1시 비행기를 타고 영국 런던으로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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