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07호/사회] 1세대 편집위원들 ‘동반 퇴진’ 합의한 적 없어
그러나 문학동네의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첫째, 주간동아 기사는 문학동네 1기 편집위원들과 직접 전화통화를 해서 동반 퇴진에 합의한 적이 없음을 확인한 후 작성한 것이다. 이에 따라 주간동아는 문학동네 측에 이 기사가 오보라는 증거를 내놓거나 오보 발언을 철회하라고 요구했음에도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둘째, 문학동네 측의 해명은 9월 1일자 한겨레 보도(‘문학권력 논란 후폭풍…문학동네 1세대 퇴진’) 내용과도 차이가 있는데, 문학동네 측은 이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다 주간동아 기사가 오보라고 적극 해명을 시작한 것은 그 의도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표절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사퇴를 결정한다면, 그 시점과 발표 방식 등에 대해 당사자들 간 합의가 있어야 한다. 1기 편집위원 대부분이 이미 사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라면 더더욱 합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왜 문학동네는 ‘1세대 퇴진’ 결정을 편집위원 입에서 ‘오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긴급하게 언론에 흘려야 했을까.
‘1세대 퇴진’이라는 최초 보도 직후 출간된 계간지 ‘문학동네’ 가을호에 그 실마리가 있다. ‘문학동네’ 가을호는 ‘신경숙의 표절’을 인정했으나 그보다 더 높은 차원의 문제인 ‘문학권력’ 논쟁은 부인했다(주간동아 1005호 기사 참조). 만약 ‘퇴진 결정’이란 보도 없이 가을호가 출간됐더라면, 문학동네는 창비, 백낙청 편집인과 마찬가지로 여론의 반발에 직면했을 것이다.
편집위원들과의 합의 없이 출판사 측에서 ‘누설’한 퇴진 결정은 여론 무마용 이상으로 보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문학동네 측은 ‘퇴진 결정’ 보도로 여론의 비난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학동네가 진정으로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는 10월 말로 예정된 주주총회가 끝난 이후에나 드러날 듯하다.
<이 기사는 주간동아 2015.10.07.~10.13|1007호 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