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팬’ 이전 이야기 다룬 영화 ‘팬’
영화 ‘팬’ 속 피터 팬의 가장 큰 적은 원작 속 ‘후크 선장’이 아닌 ‘검은 수염’(오른쪽)이다. 휴 잭맨은 “‘검은 수염’을 무서운 면도 있고 우스운 면도 있는 악당으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8일 개봉하는 영화 ‘팬’은 기존 피터 팬 영화와는 완전히 다르다. 원작에서 나온 ‘검은 수염’을 모티브로 삼아 원작의 이전 시대 이야기를 다룬 ‘프리퀄’ 영화다.
영화 속 피터(리바이 밀러)는 영국의 한 고아원 앞에 버려져 자란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2년 뒤 그는 고아원에서 해적 ‘검은 수염’(휴 잭맨)에 의해 ‘네버랜드’로 끌려간다. 피터는 그곳에서 자신이 전사 ‘팬’이라는 출생의 비밀을 알고 ‘검은 수염’에 맞서 싸운다.
네버랜드는 “암울한 고아원, 고달픈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피터의 상상력이 가미된 공간으로 탄생시켰다”고 말한 감독 말대로 현실 속에서 볼 수 없는 공간이다. 해적선은 전투기의 공격을 유유히 피해 하늘을 날아다니고 후크는 미국 서부영화 속 카우보이 복장을 하기도 한다.
새로운 인물과 이야기를 탄생시키기 위한 배우의 변신도 눈에 띈다. ‘검은 수염’ 역의 휴 잭맨은 머리를 밀었다. 그는 “처음에는 딸 에바가 어색하게 여겨 안기려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어톤먼트’(2007년) ‘오만과 편견’(2005년) 등을 연출한 감독도 자녀들을 위해 처음으로 가족 영화를 만들었다. 4000 대 1의 경쟁을 뚫고 피터 역을 맡은 호주 출신 밀러는 감독 말처럼 ‘완벽한 영국 억양을 쓰는’ 피터로 변신했다.
한국 관객들을 위한 볼거리도 있다. 라이트 감독이 “불가능을 가능케 한 무술 전문가”라 극찬한 한국 배우 나태주가 트램펄린을 이용해 와이어를 쓰지 않는 액션을 선보인다. 전체 관람 가.
도쿄=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