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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대낮부터 술취해 집 안 서성… 암살로 두 형 잃은 아버지도 알코올의존증”

입력 | 2015-10-07 03:00:00

패트릭 前의원 케네디家 비밀 고백… “치부 덮는 침묵이라는 고질병 앓아”




케네디 집안의 내밀한 속앓이를 고백한 패트릭 케네디 전 의원(오른쪽)과 아버지 고 테드 케네디 전상원의원. 사진 출처 ‘공통의 투쟁’ 책 표지

“어머니 조앤은 나이트가운 차림으로 대낮에도 술 취한 상태로 집 안을 서성거렸다. 아버지 테드(케네디) 역시 알코올의존증 환자였다.”

고 테드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막내아들인 패트릭 케네디 전 하원의원(50)은 5일(현지 시간) 미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숨겨졌던 집안의 비밀을 이렇게 고백했다.

그는 “두 형을 모두 암살로 잃고 국가와 가족에 대한 책임감으로 제대로 애도할 기회조차 없었던 아버지는 결국 알코올에 의존했다”고 털어놓았다. 지금까지 집안의 비밀이 새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케네디가에선 ‘부끄러운 일은 덮는다’는 무언의 원칙에 따라 모두 ‘침묵’이라는 고질병을 앓았다”고 말했다.

패트릭 전 의원 자신도 한때 알코올의존증과 약물 중독, 조울증에 시달렸다. 1994년 하원의원에 당선된 후에도 집무실에서 생수 병에 보드카를 담아 마시는 일상이 되풀이됐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는 2009년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정계에서 은퇴한 뒤 중독 치료 및 예방 교육에 헌신하는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그는 이 같은 가족사와 함께 중독 치료의 중요성을 역설한 책 ‘공통의 투쟁(A Common Struggle)’을 최근 미국에서 출간했다.

그는 “뒤늦은 언론 인터뷰와 책 출간은 중독이라는 어둠 속에서 신음하는 이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패트릭 전 의원은 집안의 비밀을 털어놓은 것이 치유의 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중독이나 정신질환은 인격적 질병이 아닙니다. 가장 위험한 질병은 바로 침묵임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