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7일 미국 고위 당국자 방한에 맞춰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북미 협상을 갖자고 요구했다. 하지만 미국 측은 “북한 비핵화가 우선”이라며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의무부터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담화에서 “우리는 이미 공식경로를 통해 미국에 평화협정체결에 응할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미국이 우리의 제안을 심중히 연구하고 긍정적으로 응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외무성은 “미국이 담대하게 (대북) 정책을 전환하면 우리도 건설적인 대화에 응할 용의가 있으며 그렇게 되면 조선(한)반도의 안전(안보)환경은 극적인 개선을 맞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니 블링큰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중요한 건 우리의 우선 순위가 북한 비핵화”라며 평화체제 논의에 응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어 “북한은 스스로 무엇을 해야하는지 안다. 우리는 북한과 대화에 열려 있지만 북한이 먼저 비핵화에 진지하다는 점을 보여야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비핵화에 준비돼 있지 않다면,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아 협상은 시작하기조차 어렵다고도 했다.
당초 조선노동당 창건 70주년(10일)에 맞춰 도발할 것으로 보이던 북한은 류윈산(劉雲山)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방북 초청하는 등 당분간 대화국면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