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명품시장]<2>대구 서문시장-청주 성안길·육거리시장 인근에 이상화 고택-구한말 병원… 납작만두-칼국수 등 맛집도 유명 외국인 대상 관광코스 개발 착착
《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선정된 대구 서문시장과 청주 육거리종합시장 및 성안길 상점가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국내 대표 전통시장이다. 이들 시장은 최근 들어 한류와 연계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로 새로운 도약을 꾀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대구 서문시장에 초청된 외국인 관광객 및 유학생 80여 명이 대형 플레시몹에 참가했다. 대구시 제공
이런 역사적 장소들을 널리 알리기 위해 대구 중구는 ‘근대로(路)의 여행’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관광 코스를 개발했다. 특히 3호선 모노레일이 개통되면서 이동이 훨씬 수월해졌다.
특히 올해 중소기업청이 공모한 ‘글로벌 명품시장’에 선정되면서 향후 3년간 50억 원을 지원받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서문시장은 외국인들이 더 많이 찾을 수 있도록 야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봄 개장을 목표로 80여 개 점포가 참여할 예정이다. 김영오 서문시장상가연합회장은 “추위나 바람을 막을 수 있고, 기다리는 손님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해 디자인한 판매대를 설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을 지원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현재 상인연합회 정기회의에도 청년들이 참여하고 있다. 김 회장은 “좋은 아이디어 상품이라면 청년들이 자리 걱정 없이 판매할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시장에 대한 기대가 큰 이유는 서문시장에 즐비한 맛집들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칼국수 거리’ ‘분식 거리’에는 칼국수 집과 떡볶이 집이 줄지어 있지만 항상 손님들로 가득하다. 어묵이나 핫바 가게 역시 맛과 양을 내건 경쟁이 치열하다. 얇은 만두피에 속을 가볍게 넣은 납작만두는 서문시장의 별미다.
지난달 19일 열린 ‘서문시장으로 떠나는 한국전통놀이 글로벌 파티’에서도 이런 매력이 발휘됐다. 대구시와 한국관광공사는 서문시장상가연합회와 함께 한국 전통시장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들과 관광객을 초청했다. 이들은 서문시장 먹거리와 전통놀이를 체험하고 인근 지역을 관광했다. 이날 참여한 외국인들은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전통시장은 늘 관심거리인 만큼 서문시장과 연결된 관광 코스를 확장해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전국서 견학오는 혁신모범생… 유커 줄지은 ‘제2 명동’ 꿈꿔 ▼
청주공항 환승 유커 겨냥 특화 개발… 영화街 조성해 관광객 발길 잡아
쇼핑-문화 어우러진 공간 탈바꿈
여섯 갈래의 길에서 사람들이 모여들며 자연스럽게 형성된 육거리종합시장은 중부권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이다. 청주=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이곳 시장 상인들은 중부권 최대 전통시장에서 서민경제를 이끌고 있다는 자부심이 강하다. 시장 모습을 보면 그 자부심을 이해할 수 있다. 2일 오전에 찾은 육거리종합시장은 어떤 현대적인 상점가보다 깔끔했다. 시장은 아케이드로 덮여 있어 포근한 느낌을 줬다. 상품들은 선을 맞춰 잘 정돈돼 있었다. ‘팽이버섯 4봉지 2000원’ 등 대부분의 상품에는 가격과 원산지가 적혀 있었다. 호객행위도 없었다.
육거리종합시장은 글로벌 명품시장 선정과 맞물려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한 단계 도약할 예정이다. 청주공항을 이용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연 27만 명이다. 이들은 120시간 동안 청주에서 환승관광을 할 수 있다.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육거리종합시장은 시장 안에 위치한 금융기관을 통해 환전시설을 확대하는 한편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만두, 족발 상품 등을 특화 개발할 계획이다. 일부 상점들은 이미 중국인 점원을 채용해 중국인 관광객을 맞이할 채비를 갖췄다.
성안길 상점가는 이런 장점을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활용하고 있다. 성안길 상점가는 영화거리를 조성해 해외 관광객들이 자연스럽게 찾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성안길 상점가는 한국의 최신 트렌드가 들어오는 곳인 만큼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사후면세점을 확대해 명동에 버금가는 쇼핑 명소가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유시송 성안길 상점가 기획이사는 “성안길 상점가는 이미 하드웨어 측면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에 문화, 엔터테인먼트 등 소프트웨어를 추가로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청주=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