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돌풍 차단 진보 끌어안기… 한미 FTA에도 비판적 입장 밝혀

클린턴 전 장관은 7일 공영방송 PBS와의 인터뷰에서 TPP에 대해 “오늘 현재 내가 그 협정에 관해 아는 내용에는 찬성하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14일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첫 민주당 경선 주자 토론회를 앞두고 자신을 맹추격 중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돌풍을 차단하기 위해 민주당 핵심 지지층인 노동자 등 진보진영을 결집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그는 또 “지금까지 TPP 협상에 대해 최대한 들을 만큼 들었다”고 말한 뒤 “특히 환율 조작 문제가 협정에 포함되지 않았고, 협정에 참여한 아시아 국가들이 연관된 환율 조작으로 미국의 일자리를 잃은 점에 우려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역협정이 충족시켜야 할 기준 중 하나는 ‘미국의 좋은 일자리와 임금 인상, 국가안보 증진’인데 TPP는 이를 충족하지 않는다”며 “제약회사들이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가고 환자들과 소비자들은 적게 가져가는 것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한미 FTA에 대해서도 비판적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이전 조지 W 부시 정권으로부터) 한국과의 무역협정을 물려받았고, 나는 다른 내각 구성원들과 함께 더 좋은 협정으로 만들고자 노력했다”면서도 “이제 돌이켜보면 시장 접근이나 수출 증대 등에 관해 우리가 얻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