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도 권력관계가 있다. 사랑에 빠진 연인 중 덜 사랑하는 쪽이 권력을 쥔다. 더 사랑하면 지는 것이다. 나쁜 남자가 연애할 때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연애박사들은 마음을 줄 듯 말 듯 하면서도 당장 하늘에서 별이라도 따줄 것처럼 홀린다. 희대의 플레이보이 카사노바도 그랬다. 스쳐간 많은 여인들을 만나는 동안은 늘 진심으로 사랑했다. 그래서 빠져나갈 수 없게 만든다. 그러나 부모라면 딸이 이런 나쁜 남자와 만나는 일이 없기를 바랄 것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그제 이화여대 초청 특강에서 “연애를 해야 사람 보는 눈이 생긴다”며 연애를 권유해 화제다. 그는 강의 시작 전 사회자가 “신상에 관한 질문은 피해 달라”고 하자 잠시 허공을 바라보며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우리 둘째는 연애를 안 하다 (남편을) 잘못 선택해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사위의 마약 투약 사건으로 받은 심적 고통을 털어놨다. 여권의 유력한 대권주자 중 한 명인 김 대표의 솔직한 말에 여대생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
최영훈 수석논설위원 tao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