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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자격정지 6년, FIFA회장 출마 사실상 좌절…‘블라터 때리기’ 앞장선 괘씸죄?
정몽준 자격정지 6년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64·사진)이 8일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위원회로부터 자격정지 6년과 벌금 10만 프랑(약 1억1995억 원)의 제재를 받았다.
이에 따라 정몽준 명예회장과 플라티니 회장은 후보 등록 마감이 이달 26일인 FIFA 차기 회장(2016년 2월 26일) 선거에 사실상 나갈 수 없게 됐다.
FIFA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정몽준 명예회장이 윤리규정 제13조 활동상의 일반규정, 제16조 기밀유지, 제18조 고지의 의무, 제41조 피고의 협력 의무, 제42조 협력의 일반적인 의무사항을 위반했다고 명시했다. FIFA는 마지막으로 윤리규정 제36조를 언급하며 ‘최종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결정의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애초 윤리위는 2010년 정몽준 명예회장이 2022 월드컵 유치 과정에서 국제축구기금을 조성하겠다는 편지를 보낸 것이 중립을 지켜야 하는 부회장 겸 집행위원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이유로 15년 자격정지를 구형했다.
블라터 회장과 플라티니 회장에 대해서는 배임과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스위스 검찰이 조사하고 있는 것을 자격정지 이유로 내세웠다.
정몽준 명예회장 측은 FIFA 발표 직후 스위스에 있는 스포츠 중재재판소(CAS)에 이의를 제기하는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을 천명했지만 이 역시 이달 26일 전까지 윤리위 결정을 뒤집는 판결이 나올지는 불투명하다.
정몽준 명예회장은 8일 밤 ‘FIFA의 제재에 대한 정몽준 후보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블라터의 살인청부업자라는 말을 듣는 FIFA 윤리위가 저지른 무도한 행위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블라터 회장과 플라티니 회장, 발크 사무총장은 뇌물, 배임, 횡령 등 범죄적 행위에 관련된 혐의를 받는 사람들임에도 90일 잠정 제재를 가한 데 반해 저에 대해서는 조사 비협조, 윤리적 태도와 같은 애매한 조항을 적용해 6년 제재를 가한 것은 현저히 형평성을 잃은 것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특히 윤리위가 조사 개시 당시 문제 삼았던 국제축구기금(GFF) 계획을 설명하는 편지를 동료 집행위원들에게 보낸 것을 제재 이유에서 제외하고 단지 조사 과정의 태도를 제재의 근거로 삼은 것은 윤리위의 제재가 정치적 동기에서 나온 것임을 입증한다. 블라터 회장의 경우 90일 제재가 지난 뒤 내년 2월 26일 열리는 임시총회에서 차기 회장이 선출되지 않을 경우 다시 회장직으로 돌아오려는 음모라는 국제 축구계의 지적에 주목한다. 저는 가용한 모든 법적 수단을 통해 FIFA 윤리위의 결정이 부당한 것임을 밝혀내고 FIFA의 환골탈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리위가 정몽준 명예회장에게 내린 자격정지 6년의 징계는 블라터 회장의 부도덕성을 줄기차게 문제 삼아 온 정몽준 명예회장에 대한 보복이라는 분석이다. 내년 2월 치러지는 차기 FIFA 회장 입후보를 선언한 정몽준 명예회장은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스위스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된 블라터 회장이 FIFA 수장에서 물러나는 것만이 FIFA 개혁의 시작이라고 주장해왔다.
한편 유력 후보들의 제재가 결정되면서 요르단 왕자인 알리 빈 알 후세인이 반사 이득을 보고 있다. 베팅사이트 ‘오즈체커’가 8일 책정한 알리 왕자의 당선 가능성은 8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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