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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커버스토리]한국 시장과 폴크스바겐

입력 | 2015-10-10 03:00:00

판매 3위, 소통은 바닥권… 중저가 승부수 급제동




폴크스바겐과 아우디 브랜드를 아우르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독일 폴크스바겐 본사와는 다른 독특한 구조를 지녔다. 독일 본사는 폴크스바겐을 중심으로 아우디 등 계열사를 두고 있지만 한국은 아우디코리아(2004년 10월 출범)와 폭스바겐코리아(2005년 1월 출범)로 분리돼 운영되고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성장 속도는 가팔랐다. 2012년에는 시장점유율 25.62%로 부동의 1위였던 BMW코리아를 제치고 국내 수입차 시장 1위에 올랐다. 지난해 한국에서 2조6619억 원의 매출을 올려 처음으로 한국GM의 국내 매출(2조5026억 원)을 제쳤다. 현대자동차(18조293억 원)와 기아자동차(9조3112억 원)에 이어 국내 판매 3위였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터지자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사실상 무대응으로 일관하다가 사태가 터진 지 20일 만에야 국내 소비자들에게 사과문을 보냈다. 독일 본사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 한계를 감안해도 수입차업계 1위, 국내 판매 3위 업체의 위기 대응 능력으로 보기는 힘들었다.

수입차업계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대응이 최근 몇 년간 한국인 임원들이 대거 회사를 떠나고 독일 본사 출신들이 들어온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 아우디의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한 한국인 여자 임원은 2013년 초 석연치 않은 이유로 회사를 떠났다. 이후 독일 본사의 한국인 임원에 대한 불신이 이어지면서 한국인들의 이직 러시도 계속됐다. 수입차 1세대로 꼽히던 박동훈 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도 독일 본사와의 갈등설이 불거져 르노삼성자동차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한국 실정에 어두운 독일 임원들이 대거 자리를 차지해 한국 소비자와 소통하고 위기를 관리하는 능력이 떨어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로 폴크스바겐의 대중 브랜드인 슈코다의 한국 진출 준비도 한동안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폴크스바겐이 1999년 인수한 체코 브랜드인 슈코다는 폴크스바겐의 기술력을 이식받았다. 싼 가격에 디자인만 다른 슈코다가 한국에 진출하면 폴크스바겐 브랜드의 후광을 받아 국내 중저가 수입차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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