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전국에 비 소식이 있겠지만 중부지방의 극심한 가뭄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10일 전국이 차차 흐려져 새벽 경기 서해안에서 비(강수확률 60∼80%)가 오기 시작해 밤에 남부지방으로 확대되겠다. 경북과 전북은 11일 새벽까지 비가 이어지면서 천둥, 번개가 치는 곳도 있겠지만 중부지방에서는 하루 만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5∼20mm. 중부 내륙지역의 극심한 가뭄을 해갈하기에는 크게 모자라는 양이다. 가을 태풍도 끝나가는 시점이어서 겨울까지 물 부족을 해결할 만큼 충분한 강수량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 중형급 제23호 태풍 초이완이 최근 북상 중이었으나 9일 오후 일본 북동쪽으로 빠져나가면서 소멸됐다.
한편 충남 서부 8개 시군이 20% 제한급수에 들어간 가운데 가뭄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기상청에는 인공강우 가능성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인공강우는 하늘에 비행기나 로켓, 지상발생기 등을 이용해 공기 내 수증기를 뭉치게 하는 강우촉진제(요오드화은, 드라이아이스, 염화나트륨 등)를 살포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최근 인도네시아가 급증하는 산불을 잡기 위해 인공강우 생성을 시도해 관심을 모았다. 중국과 미국도 가뭄 해결을 위해 수십 년 전부터 대규모 인공강우 연구를 진행 중이다.
기상청 정현숙 대변인은 “인공강우도 공기 속에 수증기가 충분해야 시도해볼 수 있는데 현재는 너무 건조해서 설령 기술과 장비를 갖췄더라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강수지역의 오차 범위가 크기 때문에 중국처럼 땅이 넓지 않은 한국에서는 정확히 비가 필요한 지역에서 비가 내리도록 하는 게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