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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의 눈] 넥센, 이틀 연속 1점차 패배…투수 교체서 승부 갈렸다

입력 | 2015-10-12 05:45:00

‘박병호, 이런 모습 처음이야’ 큰 경기에 몰입된 선수들의 촉각은 1구 1구마다 민감하게 반응한다. 넥센 박병호(오른쪽 2번째)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준PO 2차전 6회초 ‘석연찮은’ 삼진 판정을 받았는데, 시선에서 억울함이 느껴진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준PO 2차전

넥센 피어밴드 1이닝 정도 더 소화했으면 어땠나
두산 노경은·함덕주 선방…김현수 홈 쇄도 행운

10일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을 극적으로 이긴 두산과 아프게 놓친 넥센의 분위기가 2차전까지 영향을 미쳤다. 11일 준PO 2차전에서 넥센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의 제구력이 흔들린 것은 그런 부담감이 작용했을 것이다. 반면 두산 선발 장원준은 아주 좋을 때의 구위는 아니었지만, 6회까지 2실점으로 막아줬다. 장원준의 2차전 선발승은 단순한 1승을 넘어 NC와의 PO까지 염두에 뒀을 때 더욱 긍정적이다.

● 또 1점차 패배, 넥센의 아쉬운 포인트 두 가지

피어밴드는 4회까지 투구수가 101개에 달할 정도로 안 좋았다. 그러나 실점(2점)을 낮췄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2-2로 맞선 5회부터 하영민으로 교체했는데, 여기서 결승점이 나왔다. 아마 염 감독은 준PO 3인 선발 로테이션을 생각해 바꿨겠지만, 피어밴드의 4회 볼이 좋았던 것을 고려하면 ‘1이닝 정도 더 갔으면 어땠나’라는 생각이 든다. 1차전에서 조상우 등 불펜진이 소모돼 피어밴드가 길게 가줘야 했다.

넥센 타선은 위축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앞서가는 상황이 필요했는데, 2차전에서 안 됐다. 박병호의 앞뒤 타자인 이택근과 유한준이 안 맞으며 경기가 어렵게 가고 있다. 2회 김하성의 동점 적시타 때 윤석민이 3루에서 아웃된 것이나, 김하성이 도루를 노리다 견제 아웃돼 흐름이 끊긴 것 모두 아쉽다. 3회 박동원의 동점 홈런 뒤 고종욱이 안타를 치고 나갔다. 여기서 서건창의 번트도 아쉽다. 넥센이 원정이라 먼저 공격을 하는 점과 불펜 사정을 고려한다면 ‘빅이닝을 만드는 쪽으로 갔으면 어땠을까’ 싶다.

두산의 승인은 정밀한 투수 교체와 저돌적 질주가 부른 행운

두산은 장원준이 5, 6회를 삼자범퇴로 끊어준 것이 좋았다. 7회 노경은도 잘 썼다. 오른쪽 불펜이 윤명준과 노경은밖에 없기에 어차피 써야 될 투수인데,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8회 쏟아진 비 탓에 30분 이상 경기가 중단됐는데, 두산 김태형 감독은 노경은을 그대로 올렸다. 풀카운트 상황에서 중단돼 그랬을 것이다. 비록 재개된 뒤 볼을 던지고 함덕주로 교체됐지만 터무니없는 볼을 던지지 않았다.

5회 1사 만루서 결승점이 된 두산 3루주자 김현수의 홈 질주는 사실 무리였다. 넥센 중견수 이택근은 홈 송구가 정확한 선수다. 여기서 김현수가 정면으로 파고든 것이 좋은 결과를 불러왔다. 반면 넥센 포수 박동원의 위치는 아쉬웠다. 타이밍 상 아웃이라 홈 플레이트를 비워주고 사이드라인에서 잡은 뒤 태그해도 됐는데, 포구와 태그를 동시에 하려다 공을 놓쳤다.

3차전 최대 변수는 넥센 타선의 각성 여부

타석에서 넥센 박병호의 하체가 뜨고 있다. 자기 앞뒤 타자들이 안 맞자 욕심을 내고 있다는 증거다. 박병호가 이런 타격폼을 나타낼 때면 낮은 볼에 취약했다. 두산 장원준은 구위보다 노련미로 풀어갔다. 결국 넥센 타선이 해주지 못한 것이다. 넥센은 2013년 준PO에서 2승을 한 뒤 3패를 당해 두산에 무너진 기억이 있다. 또 포스트시즌은 감독의 생각 이상으로 선수들이 중압감을 느낀다. 넥센은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 우선이다. 2013년 준우승팀 두산과 2014년 준우승팀 넥센은 경기를 할수록 좋아질 수 있는 저력을 갖춘 팀들이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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