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교과서 국정화 12일 발표]
머리 맞댄 당정 역사교과서 국정화 발표를 하루 앞둔 11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실에서 김정훈 정책위의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이 당정 협의회를 열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11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에서는 교육부가 국정화 계획을 공식 발표하면 새누리당이 이를 강력히 뒷받침하는 것으로 뜻을 모았다. 협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교육부 차관의 전결 사항이지만 이 문제를 놓고 공개적으로 당정협의를 한 것은 여당이 전면에 나서 총대를 메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날 당정협의에는 여론전 전략을 놓고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한다.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국정교과서는 교육부 장관이 정해 고시하면 된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고시하면 현행법상 야당이 이를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다. 하지만 국민 여론을 등에 업지 못하면 자칫 다른 국정과제 추진 동력까지 집어삼킬 ‘블랙홀’이 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싸고 야권이 총공세를 예고했지만 새누리당은 ‘해 볼 만한 싸움’으로 보고 있다. 여론을 살펴보면 방법론으로서 국정화에는 반대할지라도 현재 중고교 역사교과서가 이념 편향적이라고 느끼는 국민이 많다는 것. 당 핵심 관계자는 “지난주 중반 당의 기류가 달라졌다”며 “보수, 진보 양극단을 놓고 보는 게 아니다. 결국 중도를 겨냥한 싸움인데 교과서 내용의 문제로 접근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역사교과서의 이념 편향 사례를 집중적으로 드러내는 데 여론전의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12일 국회 대표실에서는 ‘이념 편향의 역사를 국민 통합의 역사로’로 문구를 교체한 새로운 배경막이 공개된다. 또 이번 주초 관련 플래카드도 거리에 대대적으로 내건다.
국정화를 둘러싼 찬반 갈등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이날 “올바른 역사관 함양과 역사교과서 내용 정립을 위해 국정화가 필요하다”며 정부의 방침을 지지했다. 교총은 교사 등 4599명을 대상으로 한 자체 설문조사에서 62.4%(2850명)가 국정화에 찬성했다고 덧붙였다.
반대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국립대인 경상대 교수 67명은 이날 “선진국은 이미 검·인정제를 넘어 자유발행제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국정 체제로 되돌아간다면 세계적인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고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