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등한 승부, 마지막까지 접전 많아… 배상문-라히리-왓슨, 실수로 울고 우스트히즌-마쓰야마 등은 환호
희비가 교차한 프레지던츠컵 마지막 날 18번홀 (파5·534야드).
이날 이 홀은 평소 542야드보다 짧은 534야드로 세팅이 돼 2온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오른쪽에는 해저드가 있었고 포대 그린(Elevated Green·주변 페어웨이보다 높은 그린)이라 거리가 맞지 않으면 공이 흘러내리기 십상이었다.
핀까지 240야드를 남기고 한 배상문의 두 번째 샷은 그린에 미치지 못하며 그린 앞 경사를 타고 내려갔다. 배상문의 세 번째 샷은 뒤땅으로 공을 10m 정도 보내는 데 그쳐 패배의 빌미가 됐다. 이 장면을 지켜본 최경주 인터내셔널팀 수석부단장은 “오르막 경사에서 가볍게 띄워야 했는데 웨지가 공 아래로 너무 깊게 들어가면서 실수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반면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은 17번홀까지 1홀 차로 끌려가다 18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핀에서 3.5m 떨어진 곳에 안착시킨 뒤 이글을 뽑아내 패트릭 리드(미국)와 극적으로 비기며 승점 0.5점을 추가했다. 이 퍼트로 우스트히즌은 4승 1무로 대회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도 17번홀 버디에 이어 18번홀에서 20m를 남기고 세 번째 샷으로 공을 핀 1m 부근에 붙인 뒤 버디를 낚아 극적으로 1홀 차 승리를 결정지었다.
프레지던츠컵에 선수로 세 번 출전했던 최경주 부단장은 “예전에는 마지막 날 13번홀 정도면 대부분 경기가 끝날 정도로 전력 차가 심했다. 올해 18번홀까지 가는 경기가 많았던 것은 그만큼 대등한 명승부를 펼쳤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18번홀 결과가 달라졌다면 트로피의 주인공도 바뀔 수 있었던 하루였다.
인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