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출판계 노벨문학상 특수는… 문학동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출간 당일 저자 수상 소식에 ‘완판’ 누적 판매량선 오르한 파무크 1위 사랑-가족 등 보편적 주제 많이 팔려
○ 노벨 문학상 특수는?
문학시장이 쇠퇴하면서 노벨 문학상 수상 후 해당 작가의 작품 판매가 증가하는 ‘노벨문학상 효과’가 예전만 못하다는 한숨이 출판계에서 나온다. 하지만 ‘노벨 특수’는 여전히 유효했다.
문학동네는 8일 대표작 ‘전쟁…’을 출간해 출판계에서는 “문학동네가 연타석 홈런을 쳤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모디아노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을 당시에도 그의 작품을 국내에 가장 많이 내놓은 출판사가 문학동네였다.
○ 한국인이 사랑한 노벨 문학상 작가는?
노벨문학상 효과는 수상자에 따라 지속 정도가 달라진다. 수상 이후 대표작 외에 다른 작품까지 찾는 독자가 늘면서 인기가 이어지는 작가가 있는 반면 일부는 ‘반짝 인기’에 그치기도 한다.
동아일보가 예스24와 2000∼2014년 수상자 주요 작품들의 누적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2006년 수상자인 터키 소설가 오르한 파무크가 1위(8만4891부)를 차지했다. 이어 모디아노(2014년·5만7070부), 영국 소설가 도리스 레싱(2007년·1만9170부)의 순이었다. 예스24의 시장 점유율은 전체의 15∼20%로 추산된다.
내용과 제목도 중요하다. 사랑, 가족 등 보편적 주제가 좋다. 문학동네 이현자 부장은 “지나치게 어렵거나 정치적 색깔이 강하면 국내 독자들이 꺼린다”고 했다. 2004년 수상자인 오스트리아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피아노 치는 여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제목이 쉬운 데다 내용 역시 딸에게 집착하는 엄마를 다뤘다. 반면 마리오 바르가스요사의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는 페루 군부를 비꼬는 블랙유머식 소설이라 ‘읽어도 와 닿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별로 보면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북미-유럽-남미-아프리카 작가 순으로 노벨 문학상 특수에 영향을 미쳐온 것으로 분석된다. 민음사 손미선 해외문학팀장은 “독자 입장에서 동유럽 시인이나 아프리카 소설가는 멀게 느껴져 노벨상을 타도 선뜻 책을 사기 쉽지 않다”며 “무라키미 하루키가 타야 폭발력이 가장 클 것”이라고 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