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아파트 36채에 센서 시범 설치… 소음 진원지 찾아 없애니 민원 급감
층간소음 진원지를 파악해 경고음을 울려주는 시스템이 설치된 인천 송도국제도시 웰카운티아파트 4단지에서 9일 관리사무소 직원이 기기를 점검하고 있다. 인천=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9일 층간소음 저감기기를 갖춘 송도국제도시 웰카운티 4단지. 단지 내 8개동 중 1개동 전체 가구인 36채에서 소음 진원지를 찾아내 경고 안내를 하는 기기가 작동되고 있었다. A호에서 낸 의자 끄는 소리가 일정 기준을 초과하자 이 시스템은 즉각 집안의 스피커를 통해 ‘층간소음이 심하니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경고음을 울렸다.
36채 집안엔 충격소음을 감지하는 센서와 소음 데이터를 메인 서버에 보내는 전송기, 여성 목소리로 경고음을 내는 스피커가 한 묶음으로 돼 있는 통합 단말기가 설치돼 있다. 그래서 아이들의 뜀박질과 악기 연주, 문을 여닫거나 못을 박는 행위, 가전제품 사용 등으로 인한 소음이 나면 진원지를 파악해 ‘자율 자제’를 유도하는 안내를 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 기기는 일반적인 생활소음 측정치인 dB(데시벨)이 아닌 저주파 충격소음 측정치인 Hz(헤르츠)를 분석해 진원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발소리, 의자 끄는 소리 등은 dB을 기준으로 하면 별다른 소음이 아닐 수 있지만 파동 울림까지 잡아내는 Hz 수치로는 소음에 속한다는 것.
B호 집주인은 자녀 2명의 발걸음 소리가 아랫집에 소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기기 설치 이후에야 알았다. 아랫집에 사는 주민은 “윗집 아이가 우리 아이와 같은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진동소음이 들려도 꾹꾹 참고 살았다. 경고음이 나면 윗집에서 조심하기 때문에 이제 좋아졌다”며 반색했다.
아파트관리사무소로 들어오는 층간소음 민원도 크게 줄어들었다. 손성호 아파트관리소장은 “소음을 내는 집을 찾아가기 껄끄러워 관리사무소에 험악하게 항의하는 주민이 있었다. 36채 중 5채가량이 소음을 자주 내는 집으로 분석됐고, 이를 집중 관리하니 민원이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