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맡는 전자코 그래픽 이미지
전자코 제조 과정 그래픽
전자코 개발한 권오석 박사
사람보다 냄새를 더 잘 맡는 ‘전자코’가 개발됐다. 가스감지, 전염병 검사 등 재난·의료분야에 두루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권오석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 전임연구원 팀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및 서울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다중으로 냄새를 인지할 수 있는 고성능 ‘바이오나노 전자 코’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기계장치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전자코’ 개발은 꾸준히 시도돼 왔지만 사람처럼 다양한 냄새를 고르게 맡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반도체 회로를 이용해 공기 중의 분자를 탐지하려다 보니 전자코 한 종류로 한 가지 냄새 밖에 맡지 못했던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를 활용하면 유독가스 감지 시스템, 암과 같은 재난 및 질병분야에 큰 도움이 될 걸로 기대하고 있다. 또 식품 및 향수 감별, 마약 및 생화학무기 조기 검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 연구원은 “지금은 바닐라 냄새와 바다 냄새, 두 종류의 향기를 동시에 인식시키는데 성공한 상태”라며 “앞으로 후각수용체 숫자를 늘리기만 하면 사람처럼 370종류의 향기를 모두 인식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과학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나노레터스 온라인판 9월 24일 게재됐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기자 enhanc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