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확대수술 부작용으로 후유증을 겪게 됐다면 노동력 상실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9부(부장판사 오성우)는 현모 씨가 서울 강남구의 한 성형외과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57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현 씨는 2006년 2월 서울 강남구의 한 성형외과에서 턱, 광대 축소술과 식염수백을 이용한 가슴확대수술 등을 받고, 2010년 8월 가슴에 넣은 보형물을 교체했다. 이후 현 씨가 왼쪽 어깨가 아프고 당긴다며 고통을 호소하자 병원은 3차 수술을 했다. 부작용으로 5차 수술까지 했으나 종합병원에 입원해 항생제 처방을 받아야 했다. 가슴 비대칭, 변형 등 후유증이 남았다.
현 씨는 병원을 상대로 치료비 등 9300만 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4·5차 수술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병원 쪽이 위자료, 치료비뿐 아니라 가슴확대수술 후유증으로 인한 노동능력 상실도 인정해 손해를 배상하라”고 했다. 병원 측은 “가슴확대수술 부작용은 노동능력 상실 등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에 정의된 흉복부 장기는 ‘심장, 신장, 폐장, 늑(흉막), 횡격막 등’으로 유방은 여기에 명시적으로 열거돼 있지 않지만 명백한 흉부의 장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신체감정 전문의는 향후 가슴의 수유 장해가 예상되는 등 흉복부 장기 기능에 장해가 남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회신했다”며 “노동능력상실률 20%를 인정함이 타당하다”고 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