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MTalk’서 구조개혁 강조
12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회 동아MTalk(장관과의 대화)’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가운데)이 패널로 나선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왼쪽)과 이창양 KAIST 교수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2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동아일보 주최로 열린 제1회 ‘장관과의 대화(MTalk·Minister Talk)’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동아MTalk’는 박근혜 정부가 임기 반환점을 넘은 상황에서 정부와 민간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연 행사다.
윤 장관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이 중국의 경기둔화와 지정학적 불안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를 돌파할 혁신이 눈에 띄지 않는 상황에서 당분간 세계 경제와 한국의 수출 부진 타개가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이창양 KAIST 교수는 윤 장관의 발표에 대해 “산업정책이 소극적인 관리형 정책에 머물고 있는데 선제적인 구조조정과 경쟁 제한적인 중소기업 정책의 혁신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조선, 철강,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조정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조선의 경우 플레이어(참여 회사)를 줄이면서 조선사 간에 중복되는 부분을 정리해야 하고, 철강의 전기로와 합금철, 석유화학의 PTA(폴리에스테르 섬유의 주원료) 등도 조정이 필요하다”며 “기업들이 구조조정의 필요성은 공감하면서 ‘나는 안 된다’는 입장이어서 조율이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는 “산업생태계를 유지하면서 구조조정하는 방안에 대해 굉장히 고민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 속도감 있게 전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타결과 관련해 한국이 메가 FTA 흐름에 뒤진 것은 아닌지 우려가 크다”며 대응 방안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2013년 당시에는 통상절차법에 따른 복잡한 절차가 남아있고 이미 TPP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된 상태에서 한국이 뛰어들기 쉽지 않았다”며 “한중 FTA 때문에 TPP를 도외시한 것 아니냐는 말이 있는데 둘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TPP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라면서도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TPP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8%를 차지하는 거대경제권이자 새로운 국제무역 규범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고, 누적원산지 등 가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익도 크다”며 “시기와 방법의 문제이지 국익 극대화 측면에서 가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협상은 전략이 중요하기 때문에 급하다고 막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TPP로 바뀌는 세계 통상 흐름에 대비하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한중 FTA 비준을 연내에 마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한중 FTA는 제조업 관세 철폐뿐만 아니라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을 우리의 내수시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며 “한중 FTA를 통해 한류 등을 활용해 중국 동남아 쪽으로 소비재 시장도 적극 공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