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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전략 마땅찮은 與

입력 | 2015-10-13 03:00:00

여론전 이끌 ‘대표선수’ 별로 없고… 노동개혁 동력 분산될까 고민




교육부가 12일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 전환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여야 간 역사 전쟁이 시작됐지만 여권의 고민은 깊다. 무엇보다 야권의 파상공세에 맞서 여론전을 이끌 여권의 ‘대표선수’가 별로 없다는 점이다. 전투는 시작됐는데, 막상 장수가 없는 셈이다.

역사 전쟁이 불러올 후폭풍에 대한 우려도 깊다. 역사 교과서 논란이 국정의 블랙홀이 되면서 자칫 노동 개혁을 비롯한 4대 개혁의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연일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전환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통합을 위해 좌편향에서 벗어난 ‘균형 잡힌’ 단일 교과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검정 교과서의 문제점을 부분적으로 지적했을 뿐 종합적인 분석과 비판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검정 교과서 내용의 문제점을 담은 수백 쪽 분량의 보고서를 만들어 여당 의원들에게 배포했지만 야당 의원들에게는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 보고서가 공개되면 야당에서 내용 하나하나를 꼬투리 잡을 텐데 이에 일일이 대응하기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역사 논쟁을 하려면 사실 관계와 시대적 맥락을 모두 이해해야 하는데, 여권 내에 그럴 만한 인사가 별로 없다는 얘기다. 당내 특위에 ‘전교조 저격수’로 통하는 조전혁 전 의원을 긴급 투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교과서 논쟁으로 여야가 가파르게 대치하면서 청와대조차 개혁 동력 상실을 우려하고 있다. 올해 안에 노동 개혁의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 힘들 수 있다는 얘기다. 여권 내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미 지난해 2월 ‘올바른 역사교육’을 강조했는데도 교육부가 1년 넘게 시간을 끌면서 국정 스케줄이 꼬였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노동 개혁은 내년 4월 총선 이슈로 끌고 가도 불리하지 않다”며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공무원연금 개혁이나 노동 개혁, 역사 교과서 국정화 등은 모두 미래 세대를 위한 것임을 강조해 야권과 차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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