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3일 시작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중·고교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방침을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는 건 ‘친일 독재 미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새누리당은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기 위해선 국정화가 필수적”이라고 맞섰다.
새정치연합 백재현 의원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는 건 내년 총선에서 친일·보수세력의 결집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나치 독일 시대에 국정 역사교과서가 있었고, 일본 제국주의 때 국정 역사교과서가 있었던 점을 예로 들며 정부와 여당의 국정화가 후진적인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민병두 의원은 “식민사관도, 종북사관도 반대하지만 더더욱 안 되는 건 획일사관, 주입식 사관”이라며 “국정교과서의 최종 목표는 식민사관 합리화, 6·15를 혁명이라 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을 한국적 민주주의로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찬열 의원은 “일본 아베 정권의 못된 우경화 정책에 따른 역사 왜곡과 무엇이 다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대정부질문에서 국정 교과서가 친일, 독재 미화 교과서가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만약 그런 시도가 있다면 제가 막겠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한편 이날 대정부 질문에는 여야의원이 속속 자리를 비워 60여 명까지 줄면서 회의 자체가 중단될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국회법 제73조 의사정족수 규정에 따르면 본회의는 재적의원(13일 현재 297명) 중 5분의 1 이상의 출석으로 개의하되 회의 도중 이에 못 미칠 경우 의장이 회의 중지나 산회를 선포할 수 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홍정수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