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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경영의 지혜]친환경 캠페인 성과 높여주는 설득의 노하우

입력 | 2015-10-14 03:00:00


매일 많은 양의 수건과 침대 시트를 세탁해야 하는 숙박업체들은 물과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다. 미국 숙박업계는 이 비용을 현재보다 10% 줄일 수 있다면 연간 600만 t의 온실가스가 감축되는 동시에 7억5000만 달러(약 8600억 원)의 운영비 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한다. 또 미국세탁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객실당 수건 세탁에 하루 평균 6.5달러(약 7500원)가 쓰이며 투숙객들이 수건을 매일 바꾸지 않고 재사용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면 중급 이상 호텔의 경우 연평균 46만 달러(약 5억3000만 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처럼 호텔에서 수건을 재사용하면 상당한 환경적,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실제로 수건을 하루 이상 재사용하는 비율은 평균 30% 정도에 그치고 있다. 재사용을 해달라고 부탁하는 문구를 남겨두는 것만으로는 큰 효과가 없다.

심리학적 장치가 이럴 때 도움이 된다. 우선 “이 방에 묵으셨던 다른 투숙객들도 대부분 수건을 재사용했다”고 알리면 재사용 비율이 약 50%까지 증가한다. 더 좋은 방법은 투숙객 스스로 미리 약속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미국에서 리조트 체인을 운영하는 월트디즈니사가 고안한 방법이다. 투숙객에게 “나도 이 호텔에 머무는 동안 환경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문구 옆에 “예” 혹은 “아니요”라고 표시하게 만들었더니 수건 재사용률이 59%까지 올라갔다. 더 나아가 “예”라고 약속하면 “지구의 친구”라고 쓰여 있는 작은 기념품을 준다고 했더니 80%까지 치솟았다. 또 기념품을 받은 투숙객은 받지 않은 투숙객보다 나갈 때 방의 불을 끄는 비율도 15% 더 높았다.

이 연구는 기업과 정부, 비영리단체가 시민과 국민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 좀 더 세련된 방식을 사용해야 함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거나 우측통행을 유도하기 위해 전단을 붙이는 것보다는 사람들이 자발적인 약속을 하도록 작지만 매력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게 더욱 효과적이다.

주재우 국민대 경영대 교수 designmarketinglab@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