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사망 과학적 증거 없어”… 曺씨 가족, 아직까지 사망신고 안해 캄보디아 거주-리스트 존재說 등 무성
검찰이 수조 원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 사건’에 대한 전면 재수사에 착수하면서 그를 비호한 정관계로 수사가 확대될지 주목된다. 조희팔의 최측근 강태용(54)이 10일 중국에서 검거된 이후 피해자들뿐 아니라 조희팔 주변 인물 사이에서도 ‘조희팔 생존설, 캄보디아 거주설, 정관계 로비 리스트 존재설’ 등 갖가지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 “조희팔 사망 과학적 물증 없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2012년 5월 중국 공안에서 넘겨받은 자료를 보고 현실적으로 조희팔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지금도 조희팔이 사망했다고 확신할 과학적 물증은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희팔에 대한 지명수배를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다. 강 청장은 다만 그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견해를 보였다.
○ “조희팔 캄보디아에 있다. 정관계 로비 장부도 있다”
조희팔의 최측근 A 씨와 함께 수감 생활을 하고 4월 출소한 한 인사는 13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A 씨에게서 조희팔이 중국에 사업차 종종 가고 캄보디아에 머물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A 씨가 갖고 있는 정관계 로비 리스트를 직접 봤는데 40∼50여 명의 이름과 날짜, 액수 등이 적혀 있었다”며 “다른 측근이 갖고 있는 수첩에도 비슷한 내용의 정관계 주요 인사 로비 내용이 적혀 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인사는 일부 정관계 유력 인사의 이름과 액수를 거론하기도 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조희팔의 정관계 로비 의혹은 경찰의 사망 발표 이후에도 가라앉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에 국내로 송환되는 강태용의 진술에 기대를 걸고 있다. 강태용은 조희팔에게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김광준 전 서울고검 부장검사, 오모 전 대구지검 서부지청 총무과장 등과 고교 선후배 사이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조희팔 사건으로 처벌된 검찰, 경찰 인사 6명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경찰은 강태용에게서 차 구입비 명목 등으로 56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수배 중이던 전직 경찰관 안모 씨(46)를 2년여 만인 올해 8월 검거하기도 했다. 검찰은 강태용의 신병을 넘겨받는 대로 조희팔 생존 여부와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조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