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10월의 주제는 ‘직장 에티켓’]<195>눈치 보며 쉬기, 이제 그만
대기업에 다니는 B 씨(35)는 상사 때문에 불만이 많다. 딱히 일이 몰려 있지도 않은데 주말에 회사로 불려나가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B 씨와 동료들은 상사가 ‘기러기 아빠’이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해석한다. B 씨는 “물론 급하면 회사에 나와 일할 수도 있지만 그런 일이 자주 벌어지니 주말 계획을 전혀 세울 수 없다”고 토로했다.
국내 외국계 기업이나 일부 대기업에서는 여름휴가를 2주일씩 가는 ‘집중 휴가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기업도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휴가 사용을 적극 권장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부 직장에서는 여전히 법으로 정해진 휴가를 사용하거나 주말에 쉬는 것마저 ‘눈치’를 봐야 하는 사례가 적잖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이성태 부연구위원은 지난해 직장인의 평균 연차 휴가 사용률이 46.4%(2013년 기준)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위원은 “휴가 소진율이 낮은 첫 번째 이유가 ‘직장 내 휴가에 대한 경직성’으로 꼽혔다”며 “상사가 휴가를 쓰지 않아 괜히 눈치를 보거나, 휴가를 쓰면 마치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낮은 것으로 보는 인식이 여전히 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상사부터 휴가 가기에 솔선수범하면 어떨까.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