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한국의 최고경영인상]
관현악의 앙상블이 만들어내는 웅장하고 화려한 무대. 공간을 휘감아 도는 음률에 관객들은 흥분 속으로 빠져든다. 웅혼한 금관악기가 천장을 뚫을 듯 강렬하게 울리고, 교향곡이 피날레를 향해 폭발해 가면 관객은 숨을 죽인다. 그리고 마지막 음이 터질 듯 울리고 지휘자가 양손을 치켜들면 객석에서는 ‘브라보’가 터져 나오고 박수는 금세 파도를 이룬다.
오케스트라 연주회의 풍경이다. 기업 경영도 오케스트라와 비슷하다. 경영 자체가 종합예술이기 때문이다. 제품 개발부터 조직·회계·마케팅까지 아우르는 총체적인 예술 활동이 바로 경영이다. 가장 아름다운 화음을 창조하는 지휘자는 최고경영자(CEO)다. 경영인은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전체 그림을 봐야 한다. 전체를 꿰뚫지 못하는 지휘자는 완벽한 선율을 창출할 수 없다. 훌륭한 지휘자의 능력은 청중의 열광적인 반응으로 확인된다. 지휘자가 경영자라면 청중은 고객이다.
소비자의 만족을 최대치로 끌어 올리고 고객을 춤추게 하는 연주법은 곧 CEO의 역량에 달려 있다. 역량 있는 리더 한 사람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의 발전을 책임진다. ‘경영자’ 앞에 붙는 ‘최고’란 타이틀에도 이유가 있다. 최고에 걸맞은 목적이나 이정표가 수반돼야 한다. 그래야 앞이 보이지 않는 비즈니스 세계의 망망대해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기업의 성장 키를 쥐고 소신과 신념으로 조종에 성공한 CEO들의 활약상은 그래서 더욱 값지다.
심사는 경영전략과 비전, 기업문화, 경영자의 리더십, 경영실적 등 크게 5개 항목에 걸쳐 추천 내용과 전문가 평가, 공적서 분석 등을 바탕으로 진행했다. 먼저 7월부터 400곳의 후보군을 선정하고 1, 2차 서류심사를 거쳐 부문별·항목별 전문가 평가가 이뤄졌다. 최종 심사에서는 △창조적이고 탁월한 경영혁신능력 △차별화된 경영마인드 △선진적 경영기법 등 3개 항목을 충족하는지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심사위원회는 국내 산학 전문가로 구성했다. 올해는 리더십 경영과 글로벌 경영, 창조 경영 등 20개 부문 25개 기업 및 공공기관, 지자체 단체장을 선정했다. 심사 결과 투명한 기업구조와 선진적인 글로벌 스탠더드 경영시스템 확립, 윤리에 입각한 정도경영과 철저한 고객만족 경영 실천, 그리고 지속적인 혁신의 추구를 통해 가장 뛰어나고 영예로운 업적을 이룬 최고경영자들이 이름을 올렸다.
오늘의 성공이 내일의 생존을 보장해주지 않는 기업 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도전과 창의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낸 미래지향적 ‘스타 CEO’들이다. 25명의 최고경영자가 이끄는 기업이 가는 길은 각기 다르다. 공통점은 각자의 분야에서 눈부신 빛을 발하고 있다는 것. 또 하나는 지속적인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며 마침내 성공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는 점이다. 부문별 대상을 수상한 기업과 지자체, 공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경제의 핵심적인 중추 역할을 맡고 있음이 잘 나타난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