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 4년만에 A매치 부활의 골… 기성용-황의조도 각각 골 맛
슈틸리케호 자메이카에 3-0 승리
이를 악물고 뛰었다. 잊혀진 존재감을 살려 내려면 자신이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전반 27분 상대 수비 5명을 앞에 놓고 슛을 쐈고, 6분 뒤에는 40m가량을 혼자 돌파해 슛을 날렸다. 전반 35분 드디어 터졌다.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정우영(빗셀 고베)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뜨자 돌고래처럼 솟구쳐 오른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상대 수비수보다 한 뼘은 더 높은 곳에서 헤딩골을 성공시켰다. 그 순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오른손을 번쩍 들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자메이카와의 친선경기에서 3-0으로 대승을 거두고 11경기 연속 무패 행진(8승 3무)을 달렸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4경기에서 14득점 무실점으로 전승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은 북중미의 강호 자메이카마저 완파하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3월 31일 뉴질랜드와의 친선경기 이후 197일 만에 선발 출전해 왼쪽 날개를 맡은 지동원은 2011년 9월 2일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레바논전 이후 4년여 만에 A매치(성인 국가대표팀 경기) 골맛을 봤다. 이정협(부산), 남태희(레크위야SC), 석현준(비토리아) 등 1991년생 골잡이들을 상대로 한 ‘슈틸리케 마법’은 지동원에게도 통했다.
감독이 예고했던 대로 이날 변화의 폭은 컸다. 8일 열렸던 쿠웨이트와의 월드컵 2차 예선 선발과 비교해 9명이 바뀌었다. 4-2-3-1 시스템에서 변하지 않은 얼굴은 공격형 미드필더 기성용(스완지시티)과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뿐이었다. 골문은 지난해 11월 14일 요르단전 이후 처음 선발로 출전한 정성룡(수원)이 지켰다. 한국은 일방적인 공세 속에 후반 12분 주장 기성용이 페널티킥을 성공했고, 후반 18분에는 황의조(성남)가 A매치 3경기 만에 데뷔 골을 넣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우리는 A급, B급, C급 선수가 따로 있지 않다. 팀 전체에 경의를 표한다. 무실점 경기를 이어가는 것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