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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 투수 기용’ 김경문의 독한 변신

입력 | 2015-10-15 05:45:00

NC 김경문 감독-나성범(오른쪽). 스포츠동아DB


PO 앞둔 김 감독, ‘깜짝 카드’에 닥공 대신 ‘스퀴즈 훈련’까지

NC 김경문 감독이 달라졌다. 철저하게 플레이오프(PO)를 준비하고 있다.

NC는 5일 정규시즌을 마친 뒤 6일 하루만 쉬고 꾸준히 훈련해왔다. 12일부터는 자체평가전을 소화하며 경기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런데 평가전에서 재미있는 장면이 나왔다. 12일 1차 청백전에선 스퀴즈번트가 나왔다. 물론 스퀴즈번트는 흔한 작전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김 감독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김 감독은 평소 공격적 성향이 강하다. 정규시즌에선 무사 1·2루 때도 희생번트만큼 페이크번트&슬래시(번트를 대는 척하다가 공격 전환) 작전을 많이 썼다. 안타든, 홈런이든 그 타자가 쳐서 점수를 내는 것이 긴 레이스를 치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신념 때문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PO를 준비하는 평가전에서 스퀴즈번트를 주문했다. 경기 후 “여러 작전 사인을 한 번 시험해본 것”이라고 했지만 “(스퀴즈번트를) 대야 할 때가 오면 대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단호히 말했다. 단기전에서 대량득점은 쉽지 않다. 1점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올 포스트시즌도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준플레이오프(준PO) 1·2차전까지 1점차 살얼음 승부가 계속됐다. 김 감독도 1점을 더 내기 위한 여러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13일 2차 평가전(8이닝 경기)에선 더 재미있는 장면이 나왔다. 타자 나성범이 투수 글러브를 끼고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연세대 시절 좌완 에이스였지만, NC에 입단한 뒤 타자로 전향해 승승장구해왔다. 이후 마운드에 오른 적이 없었지만, 이날 1군팀이 2군팀에 7-5로 앞선 8회 2사 후 등판해 공 3개로 강구성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고 세이브를 올렸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2㎞였다.

김 감독은 나성범을 마운드에 올린 이유에 대해 “우리가 쓸 수 있는 모든 카드를 준비하겠다. 팬들에게 재미있는 볼거리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투수 나성범’ 또한 포스트시즌을 대비하기 위한 하나의 카드라는 얘기다. 포스트시즌에선 연장전이 15회까지 진행된다. 게다가 NC가 PO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노린다면 불펜 소모는 필연적이다. 투수 나성범 카드를 쓰지 않고 경기를 끝내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김 감독은 만에 하나의 경우까지 준비하는 철저함을 보이고 있다. NC가, 김 감독이 ‘독한 야구’로 우승을 겨냥하고 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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