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명품시장]<4>서울 남대문시장-전주 남부시장
《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과 전북 전주시 완산구 남부시장은 조선시대 만들어져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역사 가득한 시장이다. 특히 두 곳 모두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관광명소와 가깝다는 지리적인 강점이 있다. 올 4월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선정된 두 시장은 모두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점포와 서비스를 강화해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맞이할 계획이다. 》
서울 남대문시장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쉽게 점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예정이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남대문시장은 평일에도 사람들이 가득할 정도로 붐비는 곳이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에겐 여전히 쇼핑하기 어려운 장소다. 1만 개가 넘는 점포가 밀집해 있다 보니 어디서 무엇을 파는지를 제대로 안내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제한된 쇼핑 시간 동안 급하게 둘러보는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는 원하는 물건을 찾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남대문시장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시장 경영환경을 조성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홈페이지를 사용자 중심으로 개편하고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외국인 관광객들이 점포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남대문시장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한다. 고객민원지원시설 창구를 마련하고 시장에서 산 물건을 숙소까지 배송하는 서비스 등을 담당하게 할 예정이다. 또한 저렴하게 물건을 살 수 있는 사후면세점을 만들고 시장 안에서 바로 세금 환급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면세점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좋아하는 쇼핑 장소이기 때문에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대문시장은 올 4월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선정된 후 글로벌 명품시장 특성화위원회를 세 차례 개최하는 등 발 빠르게 변모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남대문시장 바로 옆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이 사업에 15억 원 규모의 예산을 추가 지원하기로 해 사업 진행에 탄력을 받았다. 신세계백화점은 남대문시장의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에 기획·홍보·마케팅 등 인프라를 제공하기로 했다. 사업이 끝나면 남대문시장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현재 연간 360만 명 수준에서 두 배에 가까운 연간 7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청년몰 개설 젊은층 명소로… 한식대표 야시장 문전성시 ▼
전주시 남부시장 안에 위치한 청년몰은 특색 있는 물품과 디자인으로 젊은 관광객 사이에서 각광받는 명소가 됐다. 전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남부시장은 청년몰이라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최대한 이용하는 한편, 전통문화의 도시 전주의 관광자원도 연계해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전주의 대표적인 전통문화자원인 한옥마을, 풍남문, 경기전, 전주향교 등은 모두 남부시장 인근 반경 1km 이내에 있다. 관광객들이 걸어서 방문하기 좋은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춘 셈이다.
남부시장은 현재 금·토요일 저녁에 35개의 매대로 운영 중인 야시장을 목요일에도 추가로 운영하고 매대 수도 늘리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남부시장 야시장은 하루 1만여 명의 관광객이 방문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침체됐던 시장 분위기도 살아났고 상인들의 매출도 평균 20∼30% 증가했다. 먹을거리는 관광객의 접근이 쉽고, 특히 한식문화 대표도시 전주의 특성과 잘 맞아떨어져 남부시장이 주력으로 삼은 콘텐츠 중 하나다.
남부시장은 앞으로 외국인에게 초점을 맞춘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시장을 방문한 외국인이 각 상점의 아이템을 찾고 지도를 볼 수 있는 키오스크가 설치된다. 또한 면세점을 유치해 외국인 관광객이 오미자, 홍삼 등 전북의 특산물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하현수 전주남부시장상인회장(55)은 “30∼40년간 계속 팔던 옛날 품목만 고집하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며 “시대에 맞게 품목을 차별화한 덕분에 청년몰, 야시장이 성공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글로벌 명품시장 사업도 차별화된 콘텐츠를 가지고 성공시켜 이 기회에 확실히 시장이 변모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