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보이를 발간하는 휴 헤프너가 내년 3월부터 플레이보이 인쇄판 표지에 여성 누드사진을 게재하지 않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플레이보이의 역사에서 메릴린 먼로 누드를 1953년 창간호에 게재한 것만큼이나 중요한 변화다. 플레이보이 수석편집자 코리 존스의 제안에 따른 이 결정은 펜트하우스 허슬러 등 유사한 성인잡지의 편집 방침에도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누드사진이 없는 플레이보이는 ‘앙꼬 없는 찐빵’이라고? 글쎄다. 플레이보이는 지난해 9월부터 인터넷판에 누드사진을 게재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독자들의 평균 연령이 크게 낮아지고 방문 건수는 훨씬 늘었다. 인터넷을 열면 사방에 널린 것이 여성 누드인 시대에 자극적이지 않은 플레이보이 표지 누드는 경쟁력이 없다. 오히려 홈페이지에 사람들을 끌어들인 것은 플레이보이만이 가진 차별적 콘텐츠였다. 실제로 이 잡지에는 마틴 루서 킹, 빌 클린턴, 스티브 잡스와 같은 유명인사 인터뷰나 격조 높은 단편소설이 자주 실렸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