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태형 감독은 14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전날 합의판정에 대해 난처함을 토로했다. 김 감독은 “감독으로서는 경기 초반에 아꼈다가 나중에 쓰고 싶다. 하지만 선수가 확신에 차 있어서 원하면 들어주는 편이다”고 말했다.
전날 준플레이오프 3차전 때 김 감독은 1회 합의판정을 사용했다. 김현수가 넥센 윤석민의 타구를 펜스에 부딪치면서 잡았다 놓쳐 안타가 되자 김 감독은 포구 이후 공을 놓쳤기 때문에 아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합의판정 결과 김 감독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일찌감치 합의판정을 사용한 대가는 컸다. 2-5로 뒤진 9회초 1사 1루에서 두산 오재일은 넥센 조상우가 던진 공에 왼쪽 발등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심은 오재일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억울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합의판정 기회가 더 이상 없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가끔 개인 기록 등으로 선수가 합의판정을 해달라는 경우도 있다. 안 해주고 싶어 일부러 화장실에 가고픈 마음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