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우즈베크서 2016년 가동”… 가스公 등과 합작 4조4700억 투입
채굴부터 제품까지 수직계열화… 유럽-아프리카 시장 진출 교두보로

롯데케미칼 순수 기술력으로 건설된 우즈베키스탄 가스전 화학단지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사진)은 15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사업 성공을 발판으로 현재 진행 중인 국내외 신규 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해 글로벌 석유화학회사로 큰 도약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 원료부터 제품까지 수직계열화
특히 최종 제품인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과 폴리프로필렌(PP) 생산 공장은 롯데케미칼의 순수 기술력으로 건설됐다. 허 사장은 “국내 최초로 석유화학 기술을 해외로 수출한 것”이라며 “천연가스 채굴부터 기액 분리와 수송, 가스 분리, 에탄 크래킹, 석유화학 제품 생산에 이르기까지 완전 수직계열화를 이뤘다는 데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르길 단지는 HDPE와 PP를 각각 연간 39만 t, 8만 t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롯데케미칼로서는 중앙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아프리카 시장으로 적극 진출할 수 있는 ‘전진기지’를 확보하게 된 셈이다.
특히 합작회사는 연간 생산 45억 m³ 규모의 가스전을 직접 갖고 있어 원료 수급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허 사장은 “수르길 단지의 가스 공급 가격은 중동 지역 석유화학 플랜트와 비슷한 세계 최저 수준”이라며 “바다가 없어 육로 운송에 따른 물류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원가 측면에서 큰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 국내외 프로젝트 동시 추진
롯데케미칼은 2013년 이탈리아 국영석유회사 ENI의 자회사인 베르살리스와 합작해 전남 여수에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SSBR) 및 에틸렌프로필렌고무(EPDM) 생산설비를 짓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SSBR는 에너지 소비율이 낮으면서도 내구성이 높은 친환경 타이어 제조의 핵심소재다. EPDM은 내후성(자연환경에 견디는 성질), 내열성 등이 뛰어난 산업용 부품 소재로 사용되는 특수고무로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1405억 원을 투자해 이 합작사 지분 50%+1주를 확보했다.
허 사장은 “기본적으로 정밀화학 등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기보다는 잘 아는 사업에 치중한다는 전략”이라며 “앞으로도 저가 원료를 확보할 수 있는 곳을 찾게 되면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