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황재균. 스포츠동아DB
KBO 규약상 ‘해외구단 이적 1년에 1명’만 가능
졸지에 누가 해외 진출을 할지 내부경쟁을 벌일 판이다. 새 감독에게 힘을 실어줘야 할 구단은 당황스럽기만 하다. 여기에 KBO도 규약의 유권해석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롯데 내야수 황재균(28·사진)이 구단에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밝혔다. 15일 오후 조현봉 운영부장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미국 진출을 생각하고 있으니, 선수단 소집일인 16일에 면담을 요청한다’는 것이다.
두 명 모두 FA(프리에이전트)가 아닌 탓에 포스팅시스템을 통해야 한다. 손아섭은 FA 자격연한 7년차, 황재균은 8년차라 구단 동의 아래 해외 진출을 추진할 수 있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이들을 가로막고 있다. KBO 규약이다. ‘외국 프로구단에 대한 선수계약의 양도 등’을 규정한 104조 2항에는 ‘외국 프로구단에 양도할 수 있는 선수는 1년에 1명으로 한다’고 돼있다.
FA가 아니기에 손아섭과 황재균 중 한 명만이 해외무대로 진출할 수 있다. 롯데 측은 곧바로 KBO에 규약 해석을 문의했다. KBO도 전례가 없어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다. KBO는 일단 “규약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보겠다”며 유권해석에 들어갔다.
문제는 포스팅 신청부터 발생한다. 만약 2명 다 포스팅을 신청하고, 모두 입찰을 받으면 문제가 생긴다. 둘 중 해외 진출이 불허된 선수에게 입찰한 구단의 항의를 받을 수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의 분쟁이 생길 여지가 크다. 국제적인 신뢰 문제다.
그렇다고 한 명만 신청하게 하는 것도 고민이다. 이 경우, 롯데가 폭탄을 안는 셈이 된다. 선택받지 못한 한 명의 불만을 막을 방법은 없다. 선택을 받은 선수가 미국 진출에 실패했을 때도 난감한 상황이 발생한다. 만약 일본으로 유턴할 경우, 해당 선수에게 이를 용인해야 되는지 다른 선수는 어떻게 할지도 문제다.
가뜩이나 대형신인이 나오지 않고, 선수층이 얇아지는 현재 분위기에서 스타플레이어들의 해외 진출 러시는 KBO리그의 흥행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 또 조원우 감독을 새로 선임한 롯데는 출항도 하기 전에 암초에 부딪혔다. 벌써부터 불협화음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