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영 울산과학기술원 초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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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개원식을 열고 제2의 도약을 공식적으로 알린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정무영 초대 총장은 “2030년 세계 10위권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UNIST 제공
13일 UNIST에서 만난 정무영 총장은 “이차전지, 바이오 3차원(3D) 프린팅, 그래핀 등 UNIST 하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연구 분야 10개는 임기 중 만들어놓을 계획”이라며 “UNIST가 현재 세계 10위권 대학인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처럼 커 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UNIST는 2009년 국립대학법인으로 개교한 지 약 6년 만인 지난달 말 과학기술원으로 전환됐다. 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 이어 4번째 국가 과학기술원이 된 것이다. 정 총장은 UNIST가 과학기술원으로 제2의 도약에 나선 시기에 초대 총장으로 선임됐다. 전날(12일) 개원식과 총장 취임식도 끝냈다. 그의 말투에선 묵직한 책임감이 묻어났다.
그는 “여러 지표를 분석해 글로벌 경쟁력을 평가해 보니 딱 한 가지만 미국 스탠퍼드대에 1위 자리를 내줬을 뿐 나머지 지표는 모두 1위였다”며 “백지 상태의 무(無)에서 학과를 만들고 발전시키는 기쁨과 보람이 매우 컸다”고 말했다.
UNIST에서 그의 이런 노하우는 빛을 발했다. 지하에 1000억 원 규모의 첨단 연구 장비를 모아 필요한 연구자는 누구든 사용할 수 있게 만든 ‘연구지원센터(UNIST Central Research Facilities)’는 정 총장이 아이디어를 내서 세웠다. 연구지원센터는 로드니 루오프 자연과학부 교수(기초과학연구원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장) 등 해외 석학들이 UNIST행을 결심하게 만든 강력한 무기로 꼽힌다.
연구 평가 기준도 모조리 뜯어고쳤다. 정 총장은 “1인당 논문 피인용 횟수 외에 논문 한 편당 피인용 횟수도 중요하다”며 “연구는 양보다 질”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UNIST는 교수 평가 기준을 레벨 1∼4로 나눈 자체 연구 역량 평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기초과학의 경우 연구 분야별로 전 세계 상위 7%에 들어가는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면 가장 우수한 레벨 1로 인정한다. 2018년에는 레벨 1의 기준이 상위 5%로 더욱 빡빡해진다. 컴퓨터공학 등 연구 분야별 특성을 고려해 산학 협력을 통한 기술이전 실적 등도 평가에 반영한다.
과학기술원 ‘막내’로 출발한 UNIST의 향후 전략에 대해 정 총장은 “앞으로는 경쟁보다 협력이 더 중요한 시대”라며 “3개 과학기술원과 연구 협력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울산=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