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은 19대 국회 마지막 대정부질문이 열린 16일까지 황교안 국무총리를 집요하게 밀어붙였다. 하지만 황 총리는 한 치도 밀리지 않았다. 차분한 답변 속에서도 때때로 ‘고성 설전’을 마다하지 않았다. 여권에선 황 총리가 강단 있는 ‘보수의 아이콘’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반면 야권에선 “준비한 답변만 무한 반복하는 로봇 같았다”고 비판했다.
야당은 대정부 질문 초반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의 중심에 선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는 질문을 거의 하지 않았다. 황 총리 한 명만 집중 공격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편 셈. 황 총리가 전국체육대회 참석을 위해 자리를 뜨고 나서야 황 부총리에게로 타깃을 옮겼다. 새정치연합은 12일 소속 의원 128명 전원의 명의로 황 부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냈으나 처리 시한(본회의 보고 이후 72시간)이 지나 16일 자동 폐기됐다.
이날 대정부질문의 첫 질문자로 나선 새정치연합 우원식 의원은 황 총리의 ‘일본 자위대 입국 허용’ 발언부터 문제 삼았다. 황 총리는 14일 자위대의 해외 파병과 관련해 ‘필요성이 인정되면’이라는 단서를 달아 “입국을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황 총리는 야당 의원들이 몰아붙일 때마다 “말을 못하게 하지 않느냐” “설명하고 있는데, 안 들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등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한편 새정치연합 조경태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비례대표제 폐지와 국회의원 정수 축소를 주장해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이는 비례대표 의석수를 한 석도 줄일 수 없다는 야당 지도부의 주장과 상반된 것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