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도정질의 답변 도중 정신을 잃고 쓰러져 과로와 과음 논란에 휩싸였던 최문순 강원지사(59·새정치민주연합)가 이틀 만인 16일 강원도민과 도의회에 사과했다. 실신 원인이 과음 때문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최 지사는 이날 제249회 도의회 3차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도정질의 도중 보여드려서는 안 될 장면을 도민과 의원들께 보여드린 데 대해 사과드리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지 못한 오만의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만취 논란에 대해선 “당시 외국 손님들을 환영하는 점심 식사 자리에서 도정질의를 받지 못할 정도로, 공직자로서의 품위를 손상시킬 정도로 음주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최 지사는 14일 도의회가 초청한 중국 안후이(安徽) 성 인민대표회의 방문단 6명과 반주를 겸한 오찬을 하고 도정질의 답변에 나섰다가 쓰러졌다. 최 지사와 당시 참석자들은 인삼주 5잔 정도를 마셨다고 밝혔다. 의료진이 공관을 방문해 진료한 결과 “과도한 스트레스와 과로로 일시적인 어지럼증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냈다.
한편 최 지사의 둘째 딸 예린 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아버지를 옹호하는 글을 올려 관심을 끌었다. 예린 씨는 “26년 동안 아버지가 술에 취해 쓰러진 것을 본 적이 없다. 술에 취하면 오히려 말을 많이 하시고 안 주무시려고 한다. 평소 집에서도 신입사원처럼 일을 많이 하시는데 논란 자체가 속상하다”고 적었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