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 실험 6개월… 이름 떼고 기능에 집중
정용진 부회장
박 MD는 물티슈의 두께를 얇게 해 원가를 낮췄다. m²당 45g이었던 중량도 32g으로 줄였다. 두께와 중량 감소로 인해 물티슈가 쉽게 찢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4겹 구조로 제작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7월 출시된 물티슈는 현재 이마트에서 판매 중인 물티슈 상품 중 매출 1위다.
이 물티슈의 이름은 ‘노브랜드(No Brand) 더 경제적인 물티슈’다. 노브랜드는 브랜드가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상품의 핵심 기능에 집중하고 포장 등 기타 비용을 줄여 가격을 낮춘 이마트의 PB 상품 브랜드다. 물티슈에 앞서 4월 화장지를 시작으로 기저귀 주방세제 락스 등이 노브랜드라는 브랜드로 개발됐다. 노브랜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8월 공개한 ‘이마트 비밀연구소, 52주 발명 프로젝트’의 핵심 사업이기도 하다. 정 부회장은 “대형마트가 성장 정체에서 벗어나려면 발상의 전환을 통한 새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며 비밀연구소 프로젝트를 개시했다. 노브랜드는 비밀연구소 프로젝트를 준비한 올해 초부터 주요 과제로 다뤄졌다.
포장비용을 줄이는 것은 노브랜드 상품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노브랜드의 모든 상품은 노란색 단색 포장지를 쓴다. 포장지 겉면에 그림이나 사진이 없다. 물티슈의 경우 플라스틱 캡도 없다. 포장비용을 줄일수록 가격도 그만큼 낮출 수 있다.
이마트는 노브랜드 콘셉트에 맞춘 제품을 수입하기도 한다. 독일 유통업체인 메트로가 만든 PB 상품인 ‘MON 전자레인지’는 데우는 기능만 있는 전자레인지다. 가격은 다른 전자레인지의 반값 수준이다. 유진철 이마트 생활용품 담당 수석부장은 “노브랜드 상품 출시 이후 6개월간 핵심 기능에 집중한 저렴한 상품에 대한 수요가 상당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생리대 섬유유연제 등으로 노브랜드 상품 개발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