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영. 사진제공|LPGA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10∼18홀 버디 “실감 나지 않는다”
PGA·LPGA서 한 차례씩만 기록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르겠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2013년 KEB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LPGA투어 첫 승을 신고했던 양희영(25·PNS더존샤시·사진)이 같은 무대에서 9개홀 연속 버디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일반적으로 최종라운드는 핀 위치를 가장 까다롭게 세팅하는 편이다. 이날도 마찬가지다. 18개 홀 중 10번홀을 제외하고는 모든 홀의 핀이 그린 좌우측 끝에서 3∼6야드 이내에 꽂혀 있었다. 정확한 아이언 샷이 아니면 공략이 쉽지 않았다. 양희영이 연속으로 기록한 9개의 버디 중 가장 거리가 멀었던 퍼트는 4m(16번과 18번홀)에 불과했을 정도로 아이언 샷이 좋았다.
양희영이 골프를 시작한 이후 10언더파를 기록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아마추어 시절 고등학교 때 호주에서 10언더파를 기록했고, 정규투어는 아니지만 미국에서도 한 차례 10언더파를 친 적이 있다. 그러나 공식 대회에서는 처음이다.
대기록을 작성한 양희영은 “4개홀 연속 버디를 한 이후부터 조금씩 기록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홀을 진행할 때마다 공이 가까이 붙었는데 ‘넣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럴 때마다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캐디도 옆에서 ‘오늘 10언더파 쳐보는 게 어때’라며 힘을 불어 넣어줬다”면서 “그러나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고 믿기지 않는다”고 어리둥절했다.
인천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