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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선수 3명 해외원정도박 파문
KS 엔트리 제외땐 사실상 선수 실명 공개
구단 이미지 타격…한국시리즈 영향 촉각
삼성이 한국시리즈라는 중대사를 앞두고 ‘도박 스캔들’이라는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전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선수들이 거액의 해외원정도박을 한 혐의로 경찰의 내사를 받고 있다. 삼성은 “아직 정식 수사가 시작되지 않은 상황이라 구단으로선 밝힐 수 있는 입장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일부 선수들의 이름이 입소문을 타고 기정사실처럼 번지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26일 시작되는 한국시리즈에 앞서 이 사건이 삼성과 KBO리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삼성 간판급 선수들, 해외원정도박으로 내사
파문은 15일 시작됐다. ‘삼성 간판급 선수 3명이 마카오에서 거액의 원정도박을 한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수사 착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최초로 나왔다. 삼성은 16일 오전 급하게 회의를 소집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검찰이 일찌감치 ‘수사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힌 상황에서 의혹과 소문만으로 특정 선수에게 징계를 내리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 ‘한국시리즈 엔트리 어쩌나’ 삼성의 고민
물론 아직은 해당 선수들의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소문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검찰과 경찰 모두 이 사건을 정식으로 입건하지 않았다. 선수들에 대한 소환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실명을 공개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닌 것은 물론, 의혹 자체의 사실 여부가 명확하게 판명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KBO와 삼성 구단이 공히 “수사 결과가 명확히 나와야 징계 여부나 수위를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는 이유다. 삼성 구단의 내부조사에서 해당 선수들은 일련의 혐의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도박 의혹과 관계없이 정상적으로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19일부터는 합숙훈련도 시작한다.
다만 가장 큰 관건은 한국시리즈 엔트리다. 1차전이 열리기 하루 전인 25일까지는 KBO에 출전선수 28명의 명단을 제출해야 한다. 아무 일 없다는 듯 해당 선수들을 엔트리에 포함시키기에는 구단 이미지 실추에 대한 부담이 크고 후환이 두렵다. 그렇다고 엔트리에서 아예 제외하자니 아직 수사도 받지 않은 선수들의 실명을 구단이 앞장서서 공개하는 꼴이 된다. 삼성 구단은 물론 그룹 안에서도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 도박으로 얼룩진 프로야구, 전 구단 각성 필요
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