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금융산업의 대표적 혁신전략과 과제
○ 신용평가 기술 개발 필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활성화된 핀테크는 지불·송금 분야다. 사용의 편리성과 시간 절약을 통해 지불·송금 절차를 간소화하고 지불 수단에 수반되는 비용과 위험을 낮추는 방향으로 혁신이 지속되고 있다. 대출·투자 역시 핀테크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분야다. 주로 P2P 대출이나 크라우드펀딩 등 공유경제 시스템을 활용한 혁신이 주를 이룬다.
○ 사물인터넷과 금융의 결합
금융 분야에선 아직까지 IoT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례가 많지 않다. 하지만 잠재적 활용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IoT를 금융업에 적용하면 프로세스 효율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특히 리스 계약 시 자산에 대한 평가의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전통적으로 차량 리스는 오직 리스 ‘기간’에 기초해 상품을 설계했다. 하지만 IoT가 실현되면 주행거리, 수송화물 무게 등 다양한 세부 변수를 토대로 상품을 설계할 수 있다. 담보물의 품질 상태를 실시간 업데이트할 수 있어 보다 정교한 리스크 및 가격 산정도 가능해진다.
이은호 올리버와이만 상무는 “IoT와 금융이 결합하면 자동으로 계약 내용을 검토하고 집행 여부를 결정하는 ‘스마트 계약’까지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IoT 장비에서 각 사물(담보자산)에 대한 데이터를 파악해 이를 실시간으로 디지털 플랫폼에 전송하면, 해당 플랫폼에선 이를 토대로 계약 조건 준수 여부를 따져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자산을 제공하거나 특정 담보 저당권을 해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은호 상무는 “엄청난 서류 작업과 복잡한 프로세스를 거쳐야 하는 무역금융에 스마트 계약을 도입하면 지금보다 시간은 물론이고 업무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비트코인 기반 공공기록 관리 혁신
주목해야 할 사실은 블록체인 기술의 쓰임새가 비단 가상 화폐인 비트코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령 공공기록 관리 시스템의 혁신을 이끌 수 있는 도구로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전거 등록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김진화 코빗 이사는 “전산시스템에 등록해 관리하는 자동차와 달리 자전거는 어디에도 등록할 곳이 없어 현재 한국의 자전거 이용자들은 도난과 분실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인터넷 게시판을 이용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자전거를 등록하고 이력관리를 하는 시스템을 만들면 관리 비용도 적게 들 뿐 아니라 중고 자전거를 사고팔 수 있는 시장까지 만들 수 있다”고 제안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농산물 이력 추적 시스템에 적용한다면 소비자들은 마트에서 판매하는 소고기가 어디에서 왔고, 어떤 경로의 도축 및 유통 과정을 거쳐 매장으로 들어왔는지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다.
○ 한국, 금융규제 완화해야
한국에서 핀테크 산업과 기술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지만 미국이나 영국 등 핀테크 선진국과 비교하면 자금과 기술력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한국 금융회사들은 보안 문제, 사고에 대한 부담, 안정성 확보 등만 중시하고 있다. 또 산업자본의 금융업 진출도 제한되고 있어 핀테크 생태계가 취약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최근 정부는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핀테크 산업에 2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는 등 다양한 산업 육성 정책을 발표했다. 또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이 통과돼 금융분야의 신기술 회사 설립자본금 요건이 20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낮아졌다. 그러나 김용진 서강대 스마트핀테크연구센터장은 “여신금융협회가 자본금 400억 원 이상에 순부채 비율이 200% 이하인 회사에만 카드 정보 저장을 허용한다고 발표했고 국제 금융보안 인증을 받도록 하는 등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고 있어 기존 금융회사 외에 창업 기업이 핀테크 분야에 도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리=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