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환율조작 문제 인식” 불쑥 요구… 정부 “문구에 반영 못해” 없던 일로 “中열병식 가서 美에 준 메시지는?”… 美기자 질문에 朴대통령 즉답 피해
박근혜 대통령·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정상회담-공동기자회견.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정상회담-공동기자회견.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정상회담-공동기자회견.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정상회담-공동기자회견.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정상회담-공동기자회견.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정상회담-공동기자회견.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정상회담-공동기자회견.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정상회담-공동기자회견. 청와대사진기자단
16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이 내놓은 공동설명문(joint fact sheet)은 회담 시작 8시간 전인 당일(16일) 오전 4시가 되어서야 양측의 최종 조율을 마쳤다. 당초 예상보다 다소 늦어진 것은 미국 측이 의제에 없던 환율 조작 문제를 갑자기 들고나왔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측이 ‘환율 조작(currency manipulation)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원칙을 검토하기로 했다’는 수준의 문구를 설명서에 넣자고 제안한 것.
이는 ‘한국 정부가 환율 정책에 일정 수준 이상의 개입을 할 경우 이를 정부 차원의 환율 조작으로 볼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었다. 한국 정부는 미 측의 요구에 당황했고, 결국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가 총동원돼 미국을 설득한 끝에 문구를 뺐다는 후문이다.
미 측이 이런 시도를 한 것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의 환율 개입으로 기업 활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기 때문. 미국은 5일 타결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도 일본 등 11개 참여국과 환율 조작 금지를 명문화하려다 거센 반대로 원칙적 수준에서 논의하는 절충안을 마련한 바 있다. 한편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선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관심이 역력히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기자들은 첫 번째부터 다섯 번째 질문까지 민주당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런틴 전 국무장관, 이란 제재, 시리아 문제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미 언론이 이날 박근혜 대통령에게 던진 유일한 질문은 “9월 중국 베이징 열병식에 참석해 미국에 보내려고 한 메시지가 무엇이냐”는 다소 냉소적인 것이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