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곳-해외 2곳서 직무적성검사
18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압구정고에서 삼성그룹 입사 필기시험인 ‘GSAT’를 치른 수험생들이 학교를 빠져나오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18일 삼성그룹이 대졸(3급)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위해 실시한 직무적성검사(GSAT·옛 SSAT)를 마치고 나온 수험생들이 보인 대체적 반응이다. 이번 시험은 삼성이 지난해 20년 만의 채용제도 개편을 예고한 이후 처음 치러진 것이다.
○ 영역과 난이도는 예년과 큰 차이 없어
시험은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서울과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국내 5개 지역과 미국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해외 2곳에서 두 시간 동안 진행됐다. GSAT는 언어논리와 수리논리, 추리, 시각적사고, 직무상식 등 모두 5개 영역으로 구성되며 160문항이 출제됐다.
서울 압구정고에서 시험을 마치고 나온 지원자들은 시험 유형과 구조, 난이도는 바뀌기 전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역사 문제가 까다로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삼성전자에 지원했다는 신모 씨(25)는 “춘추전국시대-진(秦)-한(漢) 등으로 이어지는 중국 고대사 계보를 묻는 문제가 나와 당황했다”고 했다. 양모 씨(26)는 “시중 문제집보다는 쉬운 수준이고 상반기에 비해 상식이 조금 어려웠다”며 “균전법을 실시한 왕을 고르라는 문제 등 역사 비중이 늘어난 점이 눈에 띄었다”고 했다.
○ 남은 과제는
삼성은 지난해 “지나친 사교육 열풍 등 사회적 낭비를 막겠다”며 채용 제도를 손질했지만 사교육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로 남았다. 특히 직무적합성평가 통과 여부를 개인별로 알려준 시점이 이달 7일이다 보니 원서 접수가 마감된 지난달 14일 이후 적지 않은 수험생이 불안감 속에 한 달간 사교육에 돈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그나마 삼성 공채는 모두에게 기회를 주는 유일한 시험이었는데 이제 그마저도 사라졌다”는 불만도 나온다. 특히 직무적합성평가도 결국 일종의 서류전형이라는 인식 때문에 지방대 학생들의 막연한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컸다.
하지만 삼성 고위 관계자는 “직무적합성평가는 일반적인 서류전형과 달리 지난 수년간 인사 전문가들이 고민을 거듭해 만든 결과물”이라며 “삼성 입사를 위해 사교육이 정말 필요 없다는 것, 그리고 기회를 제한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열어둔 것이라는 점을 최종 합격자들을 통해 보여줄 것”이라고 해명했다.
황태호 taeho@donga.com·김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