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을 방문한 카자흐스탄인 유리 로고프 씨(62·왼쪽)가 전립샘암을 치료받기 위해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다. 성남=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카자흐스탄이 의료계에서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3년 2890명(전체 외국인 환자의 1.4%)에 불과하던 카자흐스탄 환자의 국내 치료 건수가 2014년엔 8029명(전체 외국인 환자의 3.0%)으로 2.8배 늘어났다. 2010년에 비해서는 23.2배 늘어난 것이다. 2013∼2014년 외국인 환자 증가세는 모든 국가 중 가장 높았고, 최근 5년간(2010∼2014년)으로 따지면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2위다.
우리에게는 비교적 생소한 국가인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최대의 산유국으로 우즈베키스탄 등 인근의 다른 국가들에 비해 경제성장이 빠른 편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1만1488달러로 인근 국가 중 가장 높다.
서울대병원에서 연수를 받고 있는 카자흐스탄인 의사 나디아 무신 씨(35)는 “지난달에는 내 친척도 한국에서 치료를 받고 돌아갔다”면서 “한국이 독일, 이스라엘 등에 비해 의료비는 저렴하지만 상대적으로 더 친절하고, 의료의 질은 세계에서 상위권이라며 카자흐스탄 의사들이 한국행을 많이 권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제도 있다. 올해 8월부터 카자흐스탄의 통화가치가 폭락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환자가 급감했다는 것. 인요한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장은 “지속적으로 카자흐스탄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더 신경 써야 할 시점”이라며 “현지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카자흐스탄 환자들에 대해 음식 서비스 및 치료 시 더 정성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