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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유명 골프장 소유주, 수십억대 동남아 원정도박

입력 | 2015-10-19 03:00:00

檢 ‘강남300골프장’ 회장 출국금지… “베트남 등 카지노 수년간 출입”
해외도박 혐의 삼성 선수 2명… 홍콩 거쳐 마카오 들어간 기록 확인




기업인들의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국내 유명 골프장 소유주가 베트남 등지에서 거액의 도박을 한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상습도박 혐의로 경기 광주시 소재 강남300골프장 맹성호 회장(87)을 출국금지 조치하고 최근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맹 회장이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의 해외 카지노에서 수년에 걸쳐 수십억 원대의 도박을 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했다. 맹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일부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검찰은 맹 회장이 고령이라는 점 때문에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 맹 회장은 1990년대 건설업을 하면서 재력을 쌓았으며, 한때 국내 종합소득세 납부 10위 안에 들 정도의 자산가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회장(50)과 상장업체 I사 대표 오모 씨(54) 등을 100억 원대 도박 혐의로 이미 구속했고, 중견 해운업체 대표 문모 씨(56)를 200억 원대 상습도박 혐의로 최근 두 차례 소환조사하는 등 재력 있는 중견 기업인들의 해외 도박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국내 폭력 조직원들이 필리핀이나 마카오 등지에 호텔 카지노 VIP룸(일명 정킷방)을 개설해 국내 기업인들을 끌어들인 정황을 포착하고 범서방파 계열인 광주송정리파 행동대장 이모 씨(40)를 지난달 구속하면서 본격 수사에 나섰다.

일부 기업인은 자신의 흥을 돋우는 역할을 할 측근들까지 해외 도박장에 데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인이 돈을 따면 도열해 서 있던 측근들은 “대표님 파이팅!”을 외치며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고 한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우리끼리는 이를 ‘병정선다’는 은어로 표현했다”고 진술했다.

이와 별도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간판급 선수 2명에 대해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내사 중이다. 경찰은 두 선수가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국내 폭력조직이 운영한 마카오 카지노 ‘정킷방’에서 수억 원대의 도박을 했다는 제보를 받아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정킷방’을 운영한 폭력 조직원의 통신기록과 계좌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 폭력조직이 마카오에서 ‘정킷방’을 운영할 당시 두 선수가 홍콩을 거쳐 마카오로 들어간 출국 기록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마카오에 간 것은 맞지만 거액의 도박을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석 jks@donga.com·신동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