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케빈 나는 18번 홀(파5)에서 열린 2차 연장전에서 핀까지 269야드를 남기고 두 번째 샷을 위해 다시 드라이버를 빼들었다. 페어웨이에서 드라이버를 치는 경우는 주말골퍼 뿐 아니라 프로에게도 흔치 않다.
하지만 케빈 나는 같은 홀에서 치른 1차 연장전에서도 드라이버를 꺼내 들었다. 최대한 공을 그린 근처까지 보낼 의도였지만 그의 세컨드 샷은 뒤땅을 쳐 마치 부싯돌처럼 불꽃까지 일으키더니 심하게 휘어져 왼쪽 러프에 빠졌다. 나무 뒤에서 힘겹게 어프러치샷을 한 케빈 나는 결국 보기를 했다. 반면 케빈 나와 우승을 다투던 에밀리아노 그리요(아르헨티나)는 티샷을 벙커에 빠뜨렸지만 안전한 레이업에 이어 세 번째 샷을 핀 2.7m에 떨어뜨린 뒤 버디로 연결시켰다.
19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나파의 실버라도CC(파72)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15~2016시즌 개막전인 프라이스닷컴오픈. 케빈 나는 4라운드 막판 6개 홀에서 버디 4개를 집중시키며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그리요와 동타를 이뤘지만 결정적인 실수 하나로 4년 만의 우승 기회를 날렸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